슬기로운 육아를 위한 체크리스트
아이를 가지기 전에 내가 육아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럴 때 체크해 볼 수 있는 리스트가 있다.
1.
나로서 혹은 부부로서 삶이 행복한가.
행복한 육아의 첫째 조건은 아기를 낳기 전, 나의 삶이 행복한가 들여다보는 것이다. 아기를 낳기 전 혼자 사는 삶이, 혹은 부부로서 둘이 사는 삶이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은 아직 멀리 있다. 혹여라도 아이를 낳는 것으로 행복을 얻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아이의 유무는 행복과 관계가 없다. 오히려 기존의 상태를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육아를 시작하려면 먼저 나의 상태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우리 부부가 행복해야 육아도 행복하다. 있는 그대로 온전한 사람만이 아이와 함께여도 온전할 수 있다.
2.
육아에 대한 분명한 비전이 있을수록 좋다.
육아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아이를 낳기 이전부터 있었다면 육아에 좋다. 몇 살에 아이를 낳을 것인지, 어떤 아이를 낳을 것인지, 몇 명이나 낳을 것인지, 아이를 어떤 식으로 키울 것인지,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좋다.
나 같은 경우 20대에 아이를 낳아 둘셋 정도 아들 딸 구분 없이 아이를 낳을 것이고 아이가 똑똑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허용적이고 아이를 존중하며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끌어내 줄 수 있는 안전하고 즐거운 육아를 하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이루어지는 중이다.
혹시라도 자신의 비전에 육아가 없다면 억지로 육아를 욱여넣을 필요는 없다. 모두 자신만의 모습이 있는 거니깐.
3.
지지체계가 많을수록 좋다.
지지체계는 육아가 힘들 때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이는 배우자, 부모, 형제, 친구, 공동체 등 모두 인적 자원에 해당한다. 이 중 배우자는 아주 좋은 지지체계가 될 수 있지만, 육아를 시작함과 동시에 같이 고생하는 처지가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나만을 위한 지지체계로서는 역할을 덜 할 수 있다. 때문에 배우자 이외에도 적어도 한 곳 이상은 지지체계를 마련해 놓으면 좋다.
이러한 인적 지지체계는 나를 위한 지지를 해줄 뿐 아니라 육아 자체에도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주말에 본가에 가서 아이들을 놀리고 있노라면 이러한 인적 지지체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체감하게 된다.
4.
잉여 현금(현금흐름)이 많을수록 좋다.
지지체계가 인적 자원이라면 잉여 현금은 물적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 혼자 생활하기도 빠듯하다면 풍요로운 육아생활을 누릴 수 없다. 내가 다 쓰고 남는 물적 자원이 있어야 육아를 온전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현금흐름이 너무 빠듯한 상황이라면 육아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적당한 현금흐름을 먼저 마련해서 잉여 현금이 생겼을 때 육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월 잉여 현금이 100만 원 이상 남는다면 육아에 있어 좋은 조건이라고 하겠다.
5.
잉여 시간이 많을수록 좋다.
많은 사람이 잉여 현금은 잘 고려하지만 잉여 시간은 잘 고려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에게 있어서 투자되는 시간은 무시 못한다. 특히 아이가 어릴 적 3년의 세월은 아이에게는 영겁에 해당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온전하게 투자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 시간이 아까워서 외주를 맡긴다면 후에 그것을 감당하기 위해 더 큰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최소한 부모 중 한 명은 하루에 8시간 이상의 잉여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때 육아를 고려해야 한다.
모두 당연한 소리 같지만 생각보다 새로운 부분도 있을 것이고, 이 모든 조건을 동시에 면밀하게 따져본 사람 또한 드물 것이다. 그러니 생각해 보라. 내가 지금 육아를 시작할 상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