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그저 받아들이기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이 늘면서 육아가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행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비단 배고픔이나 졸림 등의 감정을 캐치해서 만족시켜 주는 것을 의미하지만은 않는다. 아이는 항상 자기 영혼에서 나온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다. 우리 첫째 아이(만 4세) 같은 경우에는 그것이 보통 놀이욕구다.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워나가고 싶은 욕구다. 원리를 탐구하고 싶어 하고 호기심이 넘친다.
이때 부모와 대립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피아노를 가르치고 싶은데 아이는 미로 찾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경우다. 그럴 경우 특별히 해가 되는 것이 없다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억지로 아이를 끌고 나가다 보면 만족되지 못한 아이의 욕구가 나중에 더 큰 화살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그렇다면 무언가 핵심적인 과제, 예를 들어 어린이집에 가거나 밥을 먹어야 할 때 다른 것을 하고 싶어 할 때도 만족시켜 줘야 하는가? 당연하다. 하지만 이전처럼 완전히 만족시켜 줄 필요는 없고 부분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만 만족시켜 준다. 또는 해가 되는 경우라면 분명하게 이유를 설명해 주고 아이를 납득시켜야 아이 안에 남아있는 감정 잔여물이 적어지게 된다.
아이의 영혼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의도대로만 키운다면, 나중에 아이의 자아가 커졌을 때 그 억눌린 감정의 홍수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평소 무언가를 할 때는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메시지를 따라야 하지만, 아이 양육을 할 때는 아이 마음속 목소리를 캐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