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하지 않는 것이 사유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다. 아이히만처럼 사유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 사유한다는 말은 항상 비판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고 비판적으로 사유한다는 것은 늘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
<기울어진 운동장>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용어는 축구경기에서 유래하였다.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에는 FC 바르셀로나가 있는데, 다른 팀들이 경기에서 계속 지게 되자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고 누군가 말하여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일컫는 말로 사용한다. 즉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와 평등을 주장함에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이기에 노력만으로는 힘들다. 여성이 불리한 처지에 처한 것은 현격하게 기울어진 운동장 탓이다. 경제적이지 못하거나 사회적인 하위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여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에게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므로 등장한 논리다.
영화 <조커>(2019, 토드 필립스 감독)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 등장한다. 취업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고담 시에서는 빈자들의 분노가 대두된다. 아서가 조커로 변신하는 과정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적 분노로 이어지며 사회적으로 격리되고 처벌받아야 마땅한 지하철의 범죄자가 오히려 추앙을 받는다.
급기야 피에로 분장을 한 아서의 행동은 빈자의 경제적 불평등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격상한다. 개인적 슬픔이 사회적 분노로 대체되는 과정, 냉담한 사회부터 인정받지 못한 주인공과 사람들의 분노가 눈에 띈다.
결혼의 경우도 여성에 너무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여성은 결혼으로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면 임신과 출산의 독박은 어쩔 수 없지만 육아까지 독박을 쓰면서 그의 고충은 극대화된다. 거기에 시부모와 친부모의 불평등한 관계까지 기울어도 한참 많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하겠다.
또한 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도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는 셈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전형인 증권시장은 개인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으며 결코 승자가 될 수 없는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언론의 경우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들 신문은 기득권층을 대변하고 심지어 찬조금?을 받아 광고인지 기사인지 모를 기사를 내보내는데 이 돈이 천문학적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니 돈 없는 개인이 설사 뛰어나다 해도 신문에 글 한 줄 실리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가 되는 것이다.*
2020년 2월 코로나 사태로 밝혀진 것처럼 그간 <신천지>는 조중동 세 신문사에 기사성 광고를 꾸준히 실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암암리에 전해지던 잘 모르쇠 뉴스였던 것인데 확실하게 밝혀진 셈이다. 그러니 한국의 언론지수가 최하위일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돈 받고 기사를 쓴 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돈의 액수가 상당해서 더 문제다.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승자가 된다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대변되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 ‘기사형 광고’ 가장 많이 실은 언론사는 조선일보(입력 2019.10.21 김경래의 최강시사)
- 메이저신문 기준 200~3000만원 받고 기사형 광고 게재. 2019년도 상반기에 위법 적발된 기사만 3천여건 - ‘광고’ 표시 없는 기사형 광고는 위법이지만, 처벌 규정이 없고 자율 심의로 인하여 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이다. - 기사형 광고 게재 1위는 조선일보, 2위 한국경제, 3위 매일경제, 5-6위가 중앙-동아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