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휘루 김신영 Aug 28. 2023

교회에서 성찬을 먹지 않겠습니다

교회의 민주화는 왜 어려운가? 종교의 민주화는 왜 힘든가?

성찬식이 거행될 때마다 나는 성찬을 거부하고 있다. 나서서 내가 세례교인인데 먹지 않는다는 표를 내지는 않는다. 그저 침묵할 뿐이다. 더불어 내가 교회와 멀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성찬식에도 있다. 집전자인 분병 분배자 중에 여성이 그야말로 단 한 명도 없다!!!


떡을 떼고 나누는 일마저 남성들이 모조리 독차지하고 있는 폐단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기다려도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백년하청 (百年河淸)*이다.


이를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니 여기에 필설을 남긴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교회가 얼마나 비민주적이며 여성을 억압하고 있는지 거울을 보듯 훤하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이 어렵듯이 모두 자기 목줄을 죄일 그 일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그러니 종교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특히 기득권에 무임승차한 남성신도들은 더욱 나서지 않는다. 가뜩이나 경쟁이 심한데 여성들까지 합세한다면 자신이 장로가 되거나 목사가 되는 것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볼맨 소리를 하고 있다.


왜 여성들까지 나서서 목사가 되려 하나?

이 질문은 상당히 우스꽝스럽다. 남성들의 밥그릇도 모자라는데 왜 합세해서 힘들게 하느냐는 하소연쯤으로 들린다. 그러나 얼마나 경쟁에서 자신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말이다.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남성들이 초중고교와 대학에서 회사에서 여성에게 뒤처지는 일은 이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자꾸 뒤처지니까 나온 하소연인 셈이다.


흔히, 여성들은 남편이 있지 않느냐,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먹고살면 되지 않느냐,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하소연인지 땡깡인지로 생떼를 쓰는데, 아니다, 여성도 밥줄이다. 최근에는 가족의 형태도 많이 바뀌었으며 여성에 의지하는 남성의 경우도 의외로 많다. 이유야 사람이 각양각색인 만큼 다양하다.


이른바 정상가족으로 남편과 아내, 자녀가 있으리라 생각하나, 우리나라 1인가구 비율이 이미 21년도 기준 33.4%를 넘었다. 정상가족의 범위가 확대된 것은 물론, 기존의 생각과는 아주 다른 형태라 하겠다.  혼자 사는 사람이 30%가 넘는 것을 두고 어떤 것을 정상가족이라 할 것인가 이들은 정상가족이 아닌가.



백년하청 (百年河淸) : 아무리 기다려도 이루어지지 않음.


여성 집전자가 40%를 넘길 때까지 나는 성찬을 먹지 않을 것이다.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길 바란다. 혹시 내 생전에는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이 나를 암울하게 한다.

이전 12화 하나님은 남성신인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