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계절마다 시 한 편
25화
불완전한 티브루잉 가이드
by
휘루 김신영
Dec 15. 2024
불완전한 티브루잉 가이드
/김신영
맑은 찻잔에 티를 따른다
레몬이 먹고 싶다고
소리
지르던 눈동자를 기억해 낸다
아마도 뾰족한 가시를 품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 외마디
하얀 피를 쏟는 눈동자가 아니었을까
나 아직 살아있어
눈동자에 붙은 별을 따서 레몬티를 우리면서
시인의 목소리를 깊게 생각하였다
체리나 레몬 같은 게 그리우려면
어느 하늘 아래에 있어야 하는 걸까
다시 차를 말리면서 생각에 잠긴다
언젠가
황진이
의 송도삼절이니 김부용의 사절이니 하던
절세의 풍경과 찻잔 사이에서 나도 오 절을 완성해 볼까
절이란 아무것도 아닌 미완인지도 모른다고
끊임없이 차를 마시며 생각한다
어쩌면 꽃을 차로 우려내는 일
말린 레몬을 차로 우려내는 일
체리나 오렌지 속을 티로 우려내는 일
그것은 절의 속편인지도 모른다
포에트리슬램 2024년 겨울호
keyword
레몬
찻잔
김신영
Brunch Book
일요일
연재
연재
계절마다 시 한 편
23
낙산사 구곡간장
24
치매안심센터
25
불완전한 티브루잉 가이드
26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27
새해, 환희역(歡喜驛)
전체 목차 보기
2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휘루 김신영
직업
출간작가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저자
시인/평론가/칼럼니스트/강연자 ksypoem7@daum.net
구독자
184
제안하기
구독
이전 24화
치매안심센터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다음 2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