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투쟁, SNS우울증
<상대적 박탈감>
개인의 인정욕구는 의외로 공룡처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사회에서 인정받거나 가족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한 개인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된다. 헤겔은 ‘인정투쟁’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인정투쟁의 목적은 상대방을 이기려 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확인하려는 성향이라고 하였다. 더구나 SNS가 발달한 사회일수록 더욱 인정투쟁은 의미를 갖는다.
즉 사람들은 자신의 명예에 관하여 관심이 지대할 뿐만 아니라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과시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으로 인정의 통속화가 진행되어 사실과는 다르게 과장이 심하게 드러나며 심지어 거짓 정보를 통해서도 인정을 받으려 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진실이나 사실에 대한 확인도 없이 자신의 감정이 닿는 데로 퍼 나르기를 하며, 그로 인한 인정에 더욱 목말라한다. 진실을 알려는 노력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빈약한 지식과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면서도 무모하게 인정의 욕구를 실현하는 것이다.
다른 대상과 비교하여 권리나 자격에서 자신이 갖고 있어야 할 어떤 것을 빼앗긴 듯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자신은 실제로 잃은 것이 없지만 다른 대상이 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 때, 상대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잃은 듯 한 기분이다. 특히 집의 소유나 기회 등에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향이 많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는 인맥이 좋아서 출세를 했다거나, 전세금과 빚을 합하여 집을 샀는데 지금은 집값이 올라서 빚을 갚고도 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전세를 계속 살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지금 전세가격이 너무 올라서 전셋집마저 구하기 힘들 때 특히 그런 감정을 느낀다. 집은 삶을 사는 곳이지 투자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값으로 인하여 이익을 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는 커다란 간격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집값은 최근 너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상대적 박탈감은 의견을 드러낼 때에도 나타난다. 자신의 의견으로 상처를 받는 상대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자신이 어떤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이로써 진실에서 자신이 박탈당하지 않으려 하나 그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다. 특히 댓글은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대체로 편협한 판단이 많으며 믿어서도 안 된다. 그러한 설왕설래를 갖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것도 문제적 행동에 해당한다.
특히 정치인이나 연예인, 그리고 스포츠 스타나 유명한 사람일수록 더하다. 어떤 사람을 두둔하고 싶더라도 당연히 진실이 가장 우선한다.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친분과 친밀도나 안타까움은 가장 나중에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진실을 알지 못한다면 당장, 쓰던 댓글을 멈추어야 한다.
상대적 박탈감은 특히 빈부의 격차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현상이다. 준거집단이 자신이 속한 집단보다 수준이 높고 차이가 클수록 상황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다들 알고 있었는데 자신만 몰랐다든가 친구들의 호화스러운 휴가나 집, 음식, 비싼 차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허나 자랑하거나 SNS에 올려진 그들의 사연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인 장밋빛 순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SNS를 보고 겪는 이러한 상황을 ‘SNS우울증’이라 하기도 한다. 풍요의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으로 풍요의 순간을 보면서 오히려 더 빈곤을 느끼는 마음 상태로 인한 우울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