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은 비록 짧고 간단한 형식의 글이지만 그에 대한 성과는 가히 혁명적이다. 우선 표현 면에서 볼 때 짧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며 표현에서도 긴 글의 논리적 형태보다 훨씬 자유롭다.
문법이니 비문이니 따질 필요도 없고 논리니 비논리니 말할 필요조차 없다. 하고 싶은 말을 촌철살인의 형태로 남기면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한 의견표출은 대단히 큰 성과를 갖는다. 또한 일방향에서 쌍방향 소통이 활성화되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며 자신의 더 나은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고 이를 반영하기도 한다. 거기에 댓글은 실시간성이라는 긴밀한 신속성을 갖고 있다. 바로 찬반양론을 올리며 하고 싶은 말을 올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빠른 속도 때문에 실수도 많고 최근에는 봇(프로그램)을 통한 댓글도 작성되어 다량의 글을 여기저기 동시에 올릴 수도 있으니 어떤 것이 사실이고 거짓인가 구분조차 어렵다.
또한, 집중성을 들 수가 있다. 하나의 사건이나 기사에 집중적인 댓글이 달리기 때문이다. 이로써 짧은 글이 공론의 장으로 발전하며 민주사회는 한층 빨리 다가오게 되었다. 다만 ‘야단법석(惹端法席)’의 의미를 지울 수가 없다. 야외에서 법회를 열게 되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본래 야단법석의 어원이 여기에서 온 것이다.
거기에 무엇보다 SNS가 극대화된 현대사회의 큰 폐해로 지적되는 댓글의 역설, 이른바 악플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0년 8월 말로 국내 카카오(다음)에 이어 네이트, 네이버 등 3대 포털에서 연예인뉴스에 대한 댓글은 물론 스포츠뉴스에 대한 댓글도 폐지하였다. 그러나 악플러들은 다른 댓글 창에 다시 악플을 달고 있다. 즉 댓글을 다는 몇 개의 창이 사라진 것일 뿐 어딘가에서 다시 악플을 달수 있는 것이다. 이에 범죄 심리학자들은 처벌의 문제를 거론한다.
처벌수위가 자신이 악플을 달아서 훨씬 이익이기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제 SNS와 커뮤니티로 몰려간 악플러들은 여전히 악플 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떤 악플러는 심심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심심해서 그냥 한마디를 달았는데 수백 명이 반응하고 추천하며 응원하고 대댓글을 다니까 인증을 받는 것 같아 희열이 느껴지고 점점 더 센 단어를 쓴다고 한다.
이는 이상심리도 아니며 악마의 근성을 가진 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그냥 심심해서 ‘한 놈 찍어 놓고 사냥하듯이’ 심한 댓글 달린 곳에 자신도 한마디 보탠 것일 뿐이라는 논리를 펼친다. 이는 대표적인 패거리 심리로 죄의식의 분산을 노린 악플행위다.
공격적인 댓글이 달려 있으면 서로 경쟁하듯이 더 악플을 달고 또 댓글이 달리고 하는 휩쓸림, 쏠림이 나타난다. 즉 주변에서 욕을 하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욕해도 되는 사람이겠지 하면서 남들이 다 하니까 하고는 생각 없이 악플을 마구 덩달아 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자신과 원수지간도 아니고 특별히 미운 것도 아니고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도 공격당하는 사람을 재차 공격하는 것이다. 죄의식의 분산인 이른바 마녀사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