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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시울 Nov 30. 2024

함께 읽은 책들 세줄요약) 3. 역사, 신학, 과학

풍속의 역사 1권,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등



<역사>

1. 파열의 시대 - 에릭 홉스봄(까치), ●●●●●●◐

   - 다른 분야도 어느 정도는 그렇겠지만 유독 역사학자는 건강하게 오래 살면 그걸로 승리자가 되는 느낌이 

      좀 있는데, 이를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게 에릭 홉스봄이다. 대체 21세기에 자신이 겪었던 히틀러 집권 당시의

      사회 분위기와 오스트리아 정복에 대한 반응을 이야기 할 수 있는 학자를 무슨 수로 이긴단 말인가. :)


2. 메이지라는 시대 - 도널드 킨(서커스), ●●●●●●◐

   - 왕실기록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쓰여진 메이지의 행적기록은 매일매일의 신문기사를 보는 것처럼 상세하지만,

      오히려 그런 저자의 노력 덕분에 메이지 천황이 장식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부각되는 게 이 책의 아이러니다.

      그 많은 기록 중 그가 역사에 개입한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메이지라는 시대에 메이지는 없었던 것이다. 


3. 풍속의 역사 1권. 풍속과 사회 - 에두아르트 푹스(까치글방)●●●●●

   - 저자는 '모럴'을 언제나 동일하거나 주어진 것으로 보지 않고 사회와 경제에 맞춰 변화하는 것으로 본다. 

      경제가 가장 앞에 있고, 이를 통해 사회구조가 형성되고, 그에 따른 모럴이 세워지게 된다는 통찰에 감탄하게 

      되는데.... 다만 사무실이나 공공장소에서 읽기엔 영 난처해지는 삽화가 계속 이어지는 게 단점이자 장점. :)





4. 데스퍼레이트 그라운드 - 햄프턴 사이즈(플래닛미디어), ●●●●●●◐

   - 책은 맥아더의 전략적 참패와 해병대의 전술적 승리로 끝난 장진호 전투를 날짜 단위로 상세하게 조명한다.

      중공군의 대공세와 포위당한 미군의 분투, 그로 인해 발생한 중공군의 막대한 피해, 최악의 위기를 벗어난 

      미군의 '다른 쪽으로의 진격'까지. BOB를 보는 것 같은 박진감을 준다. 더구나 우리의 역사이니까.


5. 민족 - 아자 가트(교유서가), ●●●●● 

   - 민족이나 민족주의라는 개념은 근대 이후의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는 홉스봄을 비롯한 서구학자들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책. 사실 우리에게도 민족이 근대의 산물이라는 주장은 영 생뚱맞은 이야기다보니 

      가트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아무리 봉건주의로 유럽의 민족 형성이 늦었다지만 근대는 너무 뒤 아닌가.





6. 군주론/만드라골라/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 니콜로 마키아벨리(연암서가),●●●●●●◐ 

   - 군주론을 읽으면 정권을 빼앗기고 실직자 신세가 되어 자신을 쫓아낸 메디치 가에 허리를 굽혀야 하는 마키아 

      벨리의 분노가 느껴진다. 선량함도, 덕도, 호의도 다 좋지만 그것으로는 국가를 지켜낼 수 없다. 그래서 그는

      국가의 가장 큰 선은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라도 써야한다고 주장한다. 


7. 바빌론의 역사 - 카렌 라드너(더숲),●●●●● 

   - 기원전 3천년 경부터 시작해서 다른 나라들의 역사가 막 시작될 무렵인 기원전 3백년 즈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로마가 지중해에 진출할 즈음엔 그저 옛 유적이 있는 마을 정도로 쇠락한 바빌론. 몇몇 지역에서는

      이제 겨우 문명이 시작되려고 할 때 흥망성쇠의 한 사이클이 끝나버리는 중동의 역사란 참 대단하다. :)





<신학>

1. 팀 켈러의 기도 - 팀 켈러(두란노), ●●●●●

   - 흔히 이런 책들은 개인의 신비적 체험이나 "나는 이렇게 하나님으로부터 돈을 타냈다" 류의 '기도계발서'라 

      이름 붙여야 할 내용이 되기 일쑤인데, 이 책은 성경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같은 현실에 대한 기도라도 무엇을 내면에 놓고 무엇을 전제로 두어야 하는지를 새기게 해준다.


2. 중세 교회사 다시 읽기 - 팀 켈러(두란노), ●●●●●

   - 책은 중세 천년 간 벌어진 교회 분열, 십자군, 면죄부, 연옥, 아비뇽 유수, 이단 탄압 등 신의 이름으로 행해진 

      흑역사들에 대해 변명하거나 합리화하는 대신에, 그 시대의 시선에서 이를 '설명'한다. 어떤 사상을 기반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그러면서도 결론에 이르면 단호히 '옳지 않았다'고 선을 긋는다.





<과>

1. 생명의 기억 - 에드워드 윌슨(반니), ●●●●●

   - 모잠비크에 있는 고롱고사 산의 생태계가 내전으로 인해 파괴되고, 

      내전이 끝난 후 다시 복구되는 과정을 통해 생태계의 파괴와 복구의 매커니즘을 이야기하는 책. 

      이를 통해 자연의 신비와 경이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2.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 장하석(지식채널), ●●●●●●●

   - 칼 포퍼의 반증주의와 토머스 쿤의 정상과학의 대립으로부터 시작해 과학사의 논쟁을 따라가고, 그 끝에서 

      그 끝에서 실용적이고 다원주의적인 과학을 주창하는 책. 그게좋은 게 좋은거지 하는 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물론 그에 대해서도 답은 준비되어 있다. 이런 정반합정반합정반합을 읽어가는 과정이 즐거웠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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