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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Dec 08. 2023

남편이 지나친 곳마다 물음표가 떨어졌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오프라 윈프리

퇴근 길 허무함 / 살고 싶은 삶 / 필사책 / 희망이라는 레트로 씨앗




새로운 부서로 이동한 남편은

아이들이 깨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섰고,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사이 남편은 퍼석거렸다.


"바쁜 자리인 걸 알면서 왜 옮겼을까?"

"무엇을 위해 이런 선택을 했지?"


남편이 지나친 곳마다

물음표가 떨어졌다.


남편이 흘린 물음표를 쫓아다니며 긁어모아

식탁 위에 쏟아부었다.


????????????????


한 곳에 모인 물음표는 '귀'를 닮아있었다.

물음표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였다.

이내 물음표는 고개를 들어 느낌표가 되어갔다.


????????!!!!!!!!!!


"맞아!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도전한 거였지!"


물음표는 느낌표에 이르게 하고 마침표를 만난다.

그리고 어느 날 불쑥 말 줄임표(...)를 남긴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문장부호를 만들어 나간다.


수없이 많은 물음표(?)는 느낌표(!)를 만나고,

마침표를 향하기 위해 쉼표(,)를 만난다.


그래서 우리 삶은 각자 써 내려가는

책인가 보다.


남편이 쓰고 있는 책 속 물음표들이

느낌표를 찾아가는 동안

잠시 쉼표가 되어주기로 한다.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쉼표는

귀 기울여 기다림이다.



남편이 쉼표를 찾았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홀로 식탁에 앉아하는 필사


쉼표가 된 필사다.





오프라 윈프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힘이되는 글귀 /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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