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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 본질이라는 갱신형 필사 보험

by baraem

<여덟 단어> 오프라인 필사하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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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필사 그리고 일상을 섞여가며 이야기 나누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관계가 어설퍼지는 경우가 있어서입니다.


'저 사람은 내 어떤 부분을 알고 있어_'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불편한 시선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꽤 '섬세한 편'입니다.(예민 사촌 정도 되려나요?)

섬세함은 조심스러움이 되고 그 조심스러움은 거리감을 만들어냅니다. 예전에는 이걸 채우려 오버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지금은 그 거리를 나쁘게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 읽고 필사한 본질에 대해 생각해서입니다.


거리는 '배려'가 만들어낸 틈입니다.



타인에게 무례하기 싫고 무해하고 싶은 저로서는

제게 가장 가까운 사회적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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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

:스스로를 중히 여기는 마음


흔히 자존감 떨어졌다지만 자신감과 뒤섞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존은 말, 다짐만 한다고 으쌰쌰 에너지가 올라가는 건 아니었습니다.


차곡차곡 채워야 하는 스스로의 희로애락을 알고 그 감정들을 처리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아쉽게도 채웠다고 평생보장이 아니라는...

계속 갱신해야 하는 갱신형 보험과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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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실까요?


진짜 웃음 가짜 웃음

자신이 어떤 웃음을 짓는지.



사회적 가면으로 웃상을 가진 이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안동 하회탈급의 딱딱하게 굳은 웃상 가면으로 이삼십 대를 지나왔습니다.


함께 사는 소녀도 '웃음이라는 가면'에 대해 고민합니다. 사춘기 폭풍으로 걸어 들어가는 소녀가 하는 고민들은 부모로서는 철렁하지만 '어설픈 어른'으로써는 꽤 철학적인 질문으로 여겨집니다.


저 시기 저는 저 질문들을 안으로 씹어 삼켜 생각을 하고 살지 않았습니다.

소가 되새김하듯 수십 년이 지나서야 다시 하는 질문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 하는 고민들이 기특하기도 합니다.



답을 줄 수 없습니다.


왜냐면

답을 몰라서입니다.



각자 체득해 가는 서술형 답안지니 채점의 권한 역시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조금 더 자란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게 될 사람에게서 진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본질에 대해 필사하다 던져진 질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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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질문은 나에게서 끝내지 말고 가까운 사람에게로 던져졌으면 합니다.


저는 책, 노트, 필사, 자신만을 위한 시간, 사유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순간의 저를 좋아합니다. 물론 그래서 스스로를 매일 연마한다며 종종거리지만 <귀멸의 칼날>에서 귀살대원인 탄지로 '일륜도'를 벼러준 장인만큼은 못합니다.

이 종종거림 역시 제가 좋아하는 모습이니 꼭 거창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짝꿍에게 물으니 그는

준비를 잘해서 열정적으로 사람들에게 강의할 때의 자신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지금은 그러지 않고 있구나라는 자기반성이 뒤따릅니다.)



여덟 단어 본질 파트는 짧아 좋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더 길어진 파트였습니다.




더바램필사잡화점에서는 필사정기구독, 매달 2권 함께 읽고 필사 인증하는 사유필사, 필사편지 등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나에 닿은 후 너에게로 가는 추구미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영 사업이 서툴러 무궁화 기차처럼 느릴 것 같습니다. 느릴 뿐이지 기어서라도 가는 깡다구 있는 더바램지기와 함께 속는 셈 치고 필사를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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