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철재로 된 작은 간판에 글귀들을 바꿔 쓰고 있다.
오가는 발걸음이 적은 골목이지만 일단 내가 보니까.
처음 시작 글귀다.
저 질문 끝에 나는 이곳으로 날아왔다.
날아왔지만 이내 고요함에 매몰되는 날이면
나는 밖으로 날아온 건지
다시 새장으로 들어선 건지 모를 기분에 사로잡힌다.
모퉁이를 돌아 자리한 필사 잡화점은
누군가의 어떤 길 우연한 만남처럼 자리했다.
이곳은 내 새장이 아니라
모퉁이 어떤 길 퀘렌시아다.
수능이 다가오기 1주일 전
김윤아의 고잉홈을 적었다.
수능이
어느 왕의 릉도 아닌데
참 무겁게 느껴진다.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일단 걷고 있지만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그 사나이가 언제고
달과 구름, 하늘, 바람, 가을 안에
모습을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
달을 보라 전해본다.
나를 보라 말한 거다.
싱거운 웃음도 귀하다.
귀하에겐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