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많이하면, 과로에 시달리다가 면역력이 떨어지고, 몸이 아프다고들 한다.
그런데, 얼마전에 병원에 정기 검진이 있어서 피검사를 받았는데
왠걸... 몸이 6년중에 제일 좋다고 한다.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보통 일을 늘리면, 몸이 나빠지지 않나?
제일 바쁜 두 주를 보냈다.
학교 안에서는 학생용 스마트기기 구입으로 골머리를 싸매다가 결국 일단락 되었고,
학교 밖으로는 자료 개발 회의도 하고, 연수를 받으러도, 하러도 다녔다.
정기 검진일이 되어서 병원도 다녀오고,
별로 한 것이 없는데 감사하게도 인터뷰 요청이 와서 비대면으로 인터뷰도 하게 되었다.
또, 감사하게도 찾아주시는 분이 계셔서 올해 첫 연수 출강을 나가게 되었다.
해마다 한 번 혹은 두 번 씩 선생님들께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를 알려드리는 연수를 하고 있었는데,
올 해는 발령을 같이 받았던 동기 선생님과 연이 닿아서 연수를 나가게 되었다.
연수 자료를 준비하고, 그 와중에 아이들 성적 정리도 해내야 했다.
카페에 들어 앉아서 10시까지 멍하니 일만 한 게 벌써 두 달이 넘은 것 같다.
그런데, 몸이 제일 좋다니...
너무 아이러니하고 아리송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든 생각은, 나란 인간은 일을 해야 몸이 살아나는 건가 싶었다.
일을 어줍잖게 해서 몸이 안좋은 건가 싶었다.
그러다가 결론은,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함께 하고 있어서 몸이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다 바쁘다해도, 대학원 강의도 꼬박꼬박 듣고 있고,
하고 싶었던 코딩과 인공지능 강의도 실습해보면서 이제 조금 눈에 익기 시작했다.
사설 자격증이라고 해도 인공지능 전문가 자격증도 받았다.
욕심부린만큼, 결과가 서서히 보이고 있어서,
그래서 기분이 내심 좋았나보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고달파도,
그래도 기댈 곳은 있어서 그랬나보다.
다행이다. 올 한 해도 뭔가 건질 것 하나는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