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지 않는 것들
커리어 정체(고원지대)
나의 커리어가 멈춰 섰다
높고 평평한 지대를 고원(plateau)이라 부른다. 이 개념을 커리어 분야에서는 더 이상 상승을 멈춘 'Career plateau(커리어 정체)' 합성어로 사용한다. 다시 말해 개인의 커리어가 마치 고원처럼 더 이상 승진이나 상향 이동이 없거나 그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를 말한다(Ference, Stoner, & Warren, 1977). 당연히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커리어 정체가 중요한 이유는 회사를 다니든 안 다니든 누구나 삶 속에서 이런 상황을 접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직면하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따라 개인의 커리어 성패가 좌우된다. 인내와 고난 없이 전문가나 성공을 경험한 사람이 주위에 있는가? 이 시기를 잘 극복해 내면 커리어 가치도 높아진다.
커리어 정체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몇 가지는 첫째, 전문지식과 기술(역량)의 부족한 경우, 개인의 성취욕구나 동기부여 결여된 경우,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성 등 개인 차원의 이유들이다. 둘째, 계층 및 피라미드형 조직구조 때문이다. 점차 상위직으로 갈수록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승진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이것은 조직차원의 이유다.
정체의 책임이 회사에 있다고 생각되면 계약위반을 느끼게 된다
회사와 직원 사이 상호 의무에 대한 믿음인 심리적 계약! 심리적 계약이 지속적이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계약 당시 약속이나 기대했던 것과 실제로 이루어진 것 사이의 격차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라서 약속이나 기대했던 것들도 상황의 영향으로 수정되기 십상이다.
만약, 회사와 직원 간 심리적 계약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계약위반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실망, 좌절, 화, 분노 등의 정서가 생긴다. 자신이 기여한 정도와 조직의 불이행 간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조직이 왜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 등이 감정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러한 감정변화는 다시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회사에 대한 신뢰 감소, 직무에 대한 불만족, 지각 등 일탈이나 반생산적 과업 행동, 회사를 떠나고 싶은 마음 등.. 부정적 행동을 야기한다.
만일, 내가 현재 회사에서 커리어 정체를 느끼고 있고 그 이유를 자기 자신에서 찾는다면 회사의 심리적 계약위반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안일함으로 전문성을 쌓지 못했다든지, 자신의 지나친 현실 안정지향성으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던지, 동기부여가 낮은 상태임에도 스스로 주도하고 헤쳐 나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던지.. 이 것들은 내 안의 자기 조절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커리어가 멈춰 선 정체감의 원인을 전적으로 회사의 구조에서 찾는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회사로부터 실망감이 생겨 심리적 계약위반을 느끼게 된다. 승진관문이 지나치게 좁다는 인식, 승진되는 사람의 역량이나 자질이 나 보다 못하다는 인식, 회사의 평가 시스템이 불공정하다는 인식, 성과에 대한 보상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 경력경로(career path)가 모호하거나 없다는 인식, 전문성 개발 방법의 부재, 경력개발의 책임이 대부분 자신에게 있음에도 회사에 의존하고 싶은 기대감.. 이런 부정적 인식들이 심리적 계약위반과 연결되어 부정적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회사와 직원은 자기 인식을 넓히고 원인을 내부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효과적이다.
커리어 정체, 해결방법
커리어 정체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정체감을 느끼는 직원을 동기부여 시키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배려, 관련제도의 마련 등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 커리어 정체의 원인을 주관적인 이유 인지, 객관적인 이유 인지를 구분하여 방법을 찾는 것도 효과적이다.
첫째, 주관적 정체(job contents plateau)는 일에 대해 느끼는 도전감, 일과 나의 자아일체감 등 자신의 마음속에 스스로 새기고 있는 기준에 의해 정체이기 때문에 해결을 위해서는 1) 직무재설계의 기회를 부여해서 직무에 대한 의미성과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커리어 코칭, 멘토링 등 관련 전문가와 관계성을 넓혀 주는 방법이 있다. 2)직무순환을 통해 새로운 학습기회와 경험을 확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둘째, 객관적 정체(hierachical plateau)는 객관적이고 관찰 가능한 것으로 연봉, 승진기회 부족 등으로 유발되기 때문에 커리어 구조를 재설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경력경로(career path)를 개발하여 자신의 커리어 트랙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누구나 관리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커리어가 성장했을 때(e.g., 과장, 차장,) 전문가(기술)로 커리어를 개발 갈 수 있는 전문가 트렉(또는 관리자 트렉)을 만들어 관련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커리어가 멈춰 서면, 회사에 대한 좋은 모습들이 점점 안 보인다. 불평, 불만 등의 부정적인 것들은 점점 더 보인다. 커리어가 멈춰 서지 않도록, 부정적인 것들이 더 많이 보이지 않도록 직원과 회사의 좋은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커.리.어.정.체.감 진단해 보기
(Lantz & Allen, 2009)
아래의 진단문항을 통해 회사와 나 커리어 정체감 정도를 진단해 보자.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는 이 회사에서 현재의 업무보다 높은 직위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 직위보다 높은 직위로 이동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회사에서의 승진기회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의 업무를 통해 앞으로도 더 배우고 성장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앞으로 도전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현재업무는 새로운 능력과 지식을 향상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 직위에 만족하며 더 높은 직위로 승진한다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업무를 실행함에 있어 앞으로도 어떠한 의지도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Reference
Lentz,E.& Allen,T.D.(2009).The Role ofMentoring Others in the Career plateauing Phenomenon. group& Organization Management, 34(3), 358-384
Ference, T. P., Stoner, J. A., & Warren, E. K. (1977). Managing the career plateau.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4), 602-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