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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카 Oct 22. 2023

아프리카에 부시맨은 없다?


인류의 기원이라는 영장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화석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첨단과학을 동원한 DNA 연구 결과 아프리카를 인류의 발원지로 지목했고요. 그러니까 우리의 먼 조상님은 아프리카 벌판에서 활보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아프리카 부족을 영화 ‘부시맨’과 ‘타잔’을 통해 이해했습니다. 콜라병을 들고 맨발로 뛰어가는 부시맨, 타잔에서 등장한 부족들은 석기시대를 겨우 모면한 듯한 듯 보였죠. 가죽으로 기워 만든 옷을 입고, 목에는 짐승이빨로 장식한 커다란 목걸이를 걸고, 맨발에 나무 창을 들고 있는 모습. 자연과 벗하며 순박하고 착하게 살다보니, 유럽의 침략에 속절없이 무너져 노예로 팔려나갔을 사람들..


하지만, 이런 선입관은 아프리카 ‘가나’에 첫발을 내딛고 얼마안가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그러니까, ‘가나’에서 가장 큰 부족인 아산티는 예전에 자신들의 제국을 건설했다는 말씀인거죠? 침략자인 영국과 싸워 물리친적도 있고, 영국의 지배하에서 독립투쟁을 했고요, 현 시대의 아산티 왕은 평화를 사랑하기에 ‘가나’가 분쟁이나 내전 없이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거고요."


가죽옷에 나무 창을 들고 벌판을 뛰어다니며 사냥으로 연명했을 사람들이 과거에 제국을 건설하고, 독립투쟁을 했다고 하니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아산티의 역사를 찾아 보았죠. 아산티는 현재 가나 땅 대부분과 코트디부아르, 토고 일부 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아산티 제국의 중심 부족이었습니다. 1701년부터 1901년까지 이어온 서아프리카의 독립국이었으며, 19세기 이후 4번에 걸친 영국과의 전쟁에 패하여 영국의 식민지가 됩니다. 하지만 아산티 왕을 중심으로 한 끈질긴 투쟁으로 1935년 아산티 부족을 자치권을 확보합니다.


아산티 제국은 왕과 귀족, 군대, 노예제도가 있는 신분제 사회였으며, 켄테(Kente) 라는 문양의 전통 옷이 알려질 정도로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국가였답니다. 그러니까 제 뇌리속에 박혀 있던 가죽옷을 입고 나무창을 들고 벌판을 뛰어다니던 원시부족과는 거리가 한참은 멀었습니다. 


서아프리카국가 중 하나인 ‘코트디부아르’에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아프리카에는 그리스 문화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요. 사람들 생활 속에 깃들어 있는 거죠. 유럽보다 더 남아 있다는 말도 있고요.”


“그리스요? 아테네, 스파르타 같은 도시국가가 있던 바로 그 그리스 말이지요?”


“예,오래 전 사하라 사막에 초원지대가 많았을 때, 교역상들이 말을 타고 서아프리카와 그리스를 오가며 무역을 했답니다.”


대략 만년 전에는 사하라 사막은 푸르렀다고 합니다. 지구의 축이 바뀌어 기상이 변하는 등등의 이유로 사막화가 시작되었는데, 대략 5,000여년 전까지도 초원지대가 제법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아테네가 3,400여년전부터 시작된 도시국가인 바, 과연 말을 타고 사하라를 건넜을까요?


여하튼 코트디부아르 전통 옷에 사용되는 천의 문양과 색, 조각 같은 공예품들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식민지 시절 유럽에서부터 유입된 문화의 영향 같아 보이진 않았고요. 그래서 진짜 그리스에서부터 문화가 전수되었는가? 싶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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