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라디오 오프닝_15
봄이 되면 빠르게 꽃을 피우는 나무 중 하나가 목련입니다. 이 나무는 옥수수 낱알이 팝콘처럼 부풀 듯, 봉우리 크기만 보고는 가능할 수 없을 만큼의 크고 풍성한 꽃을 피워내곤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잎을 후드득 바닥으로 떨굽니다.
분명 어제 만개했다고 좋아했는데, 오늘은 잎이 후드득 떨어지는 목련을 바라보며.. ‘봄꽃은 한 때다'라는 말은 목련에 꼭 어울리는 표현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두의 시샘을 받을 만큼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지만, 불과 하루 이틀 만에 바닥에 떨어져 짓밟혀버리는 목련. 이 나무의 생애가 꼭 우리네 인생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목표를 이뤄내도 한때고, 행복한 일이 생겨도 잠깐일 뿐. 우리 인생은 99%의 고달픔 속에서 잠깐 피워내는 1%의 만개한 행복들 같은 거랄까요.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그 만개한 행복이 너무나 아름다우니.. 그 꽃을 또 한 번 피워내기 위해 오늘도 애쓰며 살아가 보는 거죠.
지쳤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을 응원하는 밤, 4월 22일 토요일의 굿나잇레터였어요. 오늘의 첫 곡 이하이의 한숨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