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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예찬

by 이혜연

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이야기는 하루가 허투루 보내지는 시간이 없이 충만히 찬다는 느낌일 것이다. 두 아이를 등교시키는 일은 여전히 시간을 맞춰야 하는 스릴 속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때부터는 오롯이 혼자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육아에 매몰된 대화에서 이탈하는 것도 내가 하는 일에 감사함과 고마움이 따라오는 것, 소소하게 티키타카가 되는 젊은 선생님들과의 소통도 하루를 풍부하게 한다. 일을 하다 보면 환자분들이 커피도 사 오고 간식도 사 오는 경우가 왕왕 있지만 오늘처럼 맛있는 김장김치를 받는 경우에는 더 특별한 감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덕분에 찬바람이 부는 저녁, 식구들을 위해 보쌈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런 마음, 저런 감사 모두 알뜰히 넣어 예쁘게 싸서 한입에 넣어줘야지.



환자분이 가져오신 김장김치.

굴까지 알차게 넣어오셔서

어쩔 수없이 오늘 저녁은 수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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