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이야기는 하루가 허투루 보내지는 시간이 없이 충만히 찬다는 느낌일 것이다. 두 아이를 등교시키는 일은 여전히 시간을 맞춰야 하는 스릴 속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때부터는 오롯이 혼자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육아에 매몰된 대화에서 이탈하는 것도 내가 하는 일에 감사함과 고마움이 따라오는 것, 소소하게 티키타카가 되는 젊은 선생님들과의 소통도 하루를 풍부하게 한다. 일을 하다 보면 환자분들이 커피도 사 오고 간식도 사 오는 경우가 왕왕 있지만 오늘처럼 맛있는 김장김치를 받는 경우에는 더 특별한 감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덕분에 찬바람이 부는 저녁, 식구들을 위해 보쌈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런 마음, 저런 감사 모두 알뜰히 넣어 예쁘게 싸서 한입에 넣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