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인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학교에 오는 걸 몹시도 좋아한다. 아니 학교에 오는 것뿐만 아니라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태권도 품새를 보여주는 것, 몸에 찰싹 감겨 애교를 부리는 것까지 여자아이 못지않게 엄마와 함께 하길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거기에 더해 둘째는 엄마인 나를 애인 보듯이 쳐다본다. 비스듬히, 슬쩍, 사랑스럽게 유혹하는 폼이 나중에 커서 여자애들 꽤나 울리겠구나.. 라며 고슴도치 엄마 혼자 설레발치게도 만든다. 그렇게 좋아하는 엄마가 새 학기를 맞이해서 공개수업에 간다고 하니 아침부터 신나서 등교를 했다.
두 똥그리들의 기대에 부응을 해야 하는 나는 공들여 화장을 하고 최대한 젊어 보이는 의상을 입고 학교에 갔다. 수많은 부모들이 얼굴에 홍조를 띠고 교문에 들어서는 게 보였다. 아이들보다 더 긴장되고 들떠있는 모습이 흡사 공연을 관람하러 가는 팬들 같기도 했다. 공개수업 40분 동안 앞에 20분은 둘째의 교실에, 후반 20분은 첫째의 수업에 참관을 했다. 교실 뒷면에 꽉 찬 엄마, 아빠, 할머니들 중에 자기 엄마나 식구들을 찾은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배시시 새어 나오고 곁눈질로 의식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여간 귀엽지 않았다. 물론 우리 동그리들도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은 채 선생님의 질문에 손들고 답도 잘하고, 수업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줘서 마음 한 편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했다.
3월은 꽃이 피어서도 아름답지만 새로운 출발을 하는 사람들의 설렘의 향기가 있어서 더 기대되는 날들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에 맞춰 엊그제 잠깐의 추위를 비껴가며 비스듬히 스며드는 따뜻한 봄이 시작하는 이들의 가슴을 포근하게 채워주는 오늘이다. 그러니 이제 모두 각자의 꽃을 환하게 피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