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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훈 Oct 27. 2022

RE 플레이, 내가 누른 ‘버튼’

젊은이, 노인 모두가 싫어한다는 백작의 노인 이야기 08

평생 나 자신과 싸우면서 살았다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해 굳이 신경 써 본적이 적다. 그래서 스포츠나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도, 

구경하지도 않는다. 찾아내고 찾아낸 그 이유는 원초적인 유전적 요인에서 발견한다.


부모님, 너무나 센 어머니와 정 반대인 아버지의 성품과 성격, 감성의 밸런스가 완벽히 내속에서 

5:5로 섞여있는 것이 그 원인이 아닐까. 한다. 물론 오랜 시간, 균형보다는 갈등과 혼란이었지만     

수없이 많은 남들과의 경쟁과 싸움에서 운 좋게 대부분을 이겨? 온 나였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에선

불행히도 대부분 지거나, 다쳤고 또 다친다. 타인과 싸움에선 내재된 두 가지 인격의 하나 또는 둘의 

협력으로 늘 완승을... 했다. 그러나 자신과의 싸움에선 어떤 테크닉도 속임수도 쓸 수가 없었다. 

이길 대상이 아니 싸울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나.      


이젠 그만 그대로 내려놓자~ 그제야 다시 리플레이가 시작된다

리플레이, 리뉴얼, 리마인드, 리셋이라는 단어의 뜻을 음미한다. 후회가 아니라 반성의 의미이고 

성찰의 경지로 오르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부담은 갖지 말자. 나보다 한 수위, 한 발 앞선 상대와 

상황임을 인정하면 충분히 승리 쪽에 설 수 있다.


나의 인생을 마지막 자존심에 폼 재고 싶어 과장하여 말하자면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혼자 하려 방황했었고 내가 하려는 일이 예술인지 사업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했으며 

몸보다 머리머리보다 가슴에만 치중했으며,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을 믿지 못했다.   

  

이제는 나는 나를 사랑한다사랑을 사랑한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했던 남자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싶다. 논픽션과 픽션을 오가며 소설 같은 

시나리오 같은 이야기, 자신을 사랑해서 자신을 버리고 리셋하는 사람의 이야기. 생각보다 인간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망친다. 성장시켜 놓고도 망친다. 처음부터 인간은 선악이 공존하기 때문에 

통제를 잃으면 바로 무너진다. 이성을 구도하며 사랑을 사랑하리라. 사람도 사랑하리라. 

     

리플레이, 이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나를 사랑한다. 일생동안 나를 사랑했으며 오늘도 사랑한다. 한도 내에서 넘치게 죽도록 

나를 사랑한다. 사실을 쓰되 그 시절, 그때의 상황과 상상력을 더 한다.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쓴다.


나는 나를 바라보는 능력이 생겼고 내 마음속에 있는 나와 나의 형상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 

그러나 그 객체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어서 가끔은 한없이 쏟아 내야 한다.     


적당한 외모로 태어난 것은 축복이다. 선셋 대로(Sunset Boulevard,1950). 영화처럼 인간이 늙어가고 

소멸되어가는 과정을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평생 재능을 타고났다고 믿었던 미술도, 음악도, 영화도 주변만 겉돌았지만 그것을 생활의 수단으로 삼지 않았던 저주로 완전히 순수하게 그것을 즐기며 사는 

축복을 받았다. 

    

인생이 나와 남의 뒤치닥 거리로 끝날 것인 가

뭐 하나 지나면 또 뭐가 터지고. 사이에 잠시 즐겁다가 또 반복. 이 굴레에서 꼭 극복하리라. 시험을 이겨내자. 또 해보자 점점 무감해지고 순응해져 감이 무섭다. 모든 게 무너지는 것 같아. 그래도 이겨내야지 최대한 버텨서 넘기고 정신 바짝 차려서 기회를 찾아봐야지. 어떤 상황 변화에도 그날의 하루 세끼, 병원 진료, 연속극과 친구와 약속은 꼭 실행하면서 모두들 살아내지 않나?


오늘 나는 리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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