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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화 Oct 21. 2020

아기의 치아 관리 신경 써주세요

유치관리

"이가 쏙 나왔어!" 


아기가 생후 6개월이 되었을 무렵이다. 가제수건으로 아기의 잇몸을 닦아주다가 딱딱한 무언가가 만져졌다. 자세히 보니 아래 앞니 2개가 고개를 삐쭉 내밀고 있었다. 최근 아기의 행동이 이상했다. 아무리 말려도 손가락을 자주 입에 넣었다. 아랫입술을 말아 윗입술로 쭉쭉 빨기도 하고 침까지 뚝뚝 흘렸다. 


"까르르까르르..." 

하얀 쌀알 같은 이가 보고 싶어 아기에게 수차례 간지러움을 태웠다. 


소아과 의사라면 아기의 유치 개수를 보고 개월 수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가 나오는 시기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이가 있는 아기도 있고 1년이 지나 나오는 경우도 있다. 치아의 발달은 전반적인 몸의 성장이나 성숙과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치아는 내절치->외절치->제1대구치->견치(송곳니)->제2대구치 순으로 나온다. 우리 아기의 경우 10개월에 8개(위아래 앞니 4개씩), 13개월에 12개(제1대구치), 19개월에 16개(송곳니), 28개월에 총 20개(제2대구치)로 완성이 되었다.


우리는 치아로 음식을 씹는다. 말을 할 때 이가 있어서 정확하게 발음을 할 수 있다. 치아가 고른 것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낀다. 이러한 기본적 기능은 유치와 영구치 모두 동일하다. 유치의 기능은 하나가 더 있다. 영구치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 유치가 썩거나 일찍 빠지면 다음에 나올 영구치에 영향을 준다. 특히 6세구치(제 1 영구 대구치)는 치주 모형의 기본이 되는 대단히 중요한 치아이므로 올바른 위치에 잘 보존되어야 한다.(안효섭·신희영, 홍창의 소아과학』, 미래엔, P.15) 부모가 아기의 치아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다. 

이가 잇몸을 뚫고 나올 때마다 아기는 보챘다. 자다가 곧잘 소리를 질렀다. 밤중에 깨는 일도 종종 있었다. 물 같은 침이 주르륵 흘렀다. 아기가 유난히 장난감을 빨거나 씹으려고 하면 새로운 이가 나왔다. 이를 닦아주다가 피가 묻어 놀랐던 적이 있었다. 들뜬 잇몸 사이로 어금니가 빼꼼히 보였다. 


신생아 때부터 하루에 한 번씩 가제수건으로 잇몸을 닦아주었다. 앞니가 올라오자 손가락 칫솔로 가볍게 닦아주었다. 아기는 싫다는 표현을 했다. 손가락 칫솔을 씹으려고 했다. 아기에게 손가락을 물리기도 했다. 생후 10개월부터 칫솔로 닦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무불소 치약을 사용했다. 16개월부터 저불소 치약을 썼다. 치약을 쓰는 초기에는 쌀알만큼 쓰면 된다. 하지만 아기는 뱉는 것이 익숙지 않아 칫솔에 살짝 묻히는 정도로 했다. 


아기의 자아가 발달하면서 이 닦아주기가 점점 힘들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좋은 방법을 찾아 시도했다. 일명 '천국 놀이'다. 엄마 또는 아빠가 아이와 함께 서로의 칫솔을 바꿔서 이 닦아주는 것이다. 아기가 상대방의 이를 닦아주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아기의 입이 자연스레 벌어진다. 그 틈을 이용해 부모는 아기의 이를 재빨리 닦으면 된다. 하지만 우리 아기는 입을 안 벌리고 상대방의 이를 닦아주려고만 했다. 이것도 실패했다. 이 닦기를 자연스럽게 습관들이기로 했다. 이 닦는 것과 관련된 동화책과 그림책을 많이 보여줬다. 


아이는 다행히 양치질에 거부감은 없다. 밥을 먹거나 간식을 먹으면 이를 닦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이를 닦으면 자신도 칫솔에 치약을 묻혀서 닦겠다고 화장실로 달려온다. 아기는 아직 아랫니만 열심히 닦아서 윗니 및 어금니는 어른이 마무리해줘야 한다. 생후 29개월이 되었을 때 1차 영유아 구강검진을 받았다. 치과 선생님은 아이에게 충치는 없지만 양치질을 더 열심히 할 것을 당부하셨다. 인터넷으로 어린이용 치실을 구입했다. 아이는 치실에 관심을 보였다. 우리가 치실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병원 진료실에 생후 1년이 된 아기를 데려온 외국인 보호자가 있었다. 순소대가 위 앞니 사이에 붙어 아기의 앞니가 많이 벌어져 있다고 걱정하였다. 치과 진료를 권했다. 내 아기도 돌 쯤이 되니 비슷하게 앞니가 벌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기 증상이 그렇듯  시간이 약인 것 같다. 아기가 성장하면서 나아졌다. 요새 문제는 아랫니 벌어짐이다. 앞니 아랫니 사이에 약 2~3mm 정도의 틈이 있다. 두 돌이 넘도록 젖병을 쓰면서 생긴 문제였다. 하루 한 번이라고 생각해서 젖병을 오래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가볍게 봤다. 이가 썩지 않게 잘 닦아주면 된다고만 생각했다. 30개월이 되어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젖병 사용을 중단했다. 


아이의 음식은 단 것 투성이다. 아이스크림, 주스, 젤리, 요구르트 등 아이가 찾는 간식들은 너무 달다. 나와 남편은 아이의 이가 몽땅 썩을까 봐 전전긍긍한다. 남편은 아이에게 어린 시절 얘기를 매번 들려준다. 단 것을 많이 먹고 이를 닦지 않아 이가 썩었고 많이 아팠다고 말한다. 그래도 아이는 단 것은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의 이를 자주 닦여주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아기 스스로 위생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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