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은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다.
내가 그 시간을 소중히 하였고, 그만큼 열심히 쏟아내서,
몸과 정신이 수고했다고 내리는 포상과도 같은 거다.
그러니, 번아웃이 온 그대여! 너무 개념치 말라.
그래서 무기력증에 휩싸인 나는 너무나 한심해서 분통했다.
인정하기가 싫었다.
번아웃이라는 그 단어가 나를 찾아왔다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돌려 생각해 보자면
너무나도 열심히 살아서 주변을 둘러보지 못할 정도로 각박했던 나의 삶에
브레이크가 달렸다.
드디어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포상이다.
내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가 되어주었다.
하루하루 내가 무엇을 했었는지 되새김질해보았다.
하루에 할 일 목표를 정하고,
일상이라고 생각하며 지킨 소소한 것들이 있었고
주단위, 월단위의 계획.
남긴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남아있었다.
그러니까.
번아웃이라는 건 사람들마다 편차는 다르다.
번아웃의 강도도 사람들마다 다르다.
그래도 내가 사람이고, 직장생활을 하건 안하건,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오고, 올 예정인 번아웃이다.
기본적으로 번아웃이 오는 시기를 기점으로 내 개인적인 통계로 보자면
직장인 기준으로 보겠다. 짧고 긴 사회생활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봤을 때의 기준이다.
(10년 차 직장인의 지극한 개인적 이야기이다. )
1년 차.
3년 차.
5년 차.
7년 차.
이게 신기하게도 잘 맞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나의 빼곡한 이력서를 예로 들 수 있겠다.
그 여러 장의 이력서가 상장 같았고, 그 상장은 더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당연했고 당연하게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했다.
달릴 줄만 알지, 걷거나 멈춰서 주변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
그러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랬었다.
열심히 달리다가도 더 해야 해! 하고 욕심이 넘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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