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이야기를 창작하는 법
이야기를 창작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기존에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쓴 “소설쓰는 방법”, 대가가 쓴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등등 쟁쟁한 작법서들이 많습니다. 각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싶으신 분들은 이러한 작법서를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제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창작하는 법”은 이제 막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입니다.
우선 말하듯이 써보세요.
신인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이 “말하듯이 노래하는 사람”이란 표현을 하듯이 말하듯이 글을 쓰면 글쓰기가 한결 편해집니다. 그리고 말하듯이 쓰는 방법은 에세이 장르에서도 사용될 수 있고, 소설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고 난 후에도 글을 소리내어 읽어보면 문장이 자연스러운지 어색한지 알 수 있습니다. 너무 긴 문장은 호흡하기가 힘들어서 끊어서 읽게 되고, 그럼 어느 부분에서 문단을 나눠야할지도 알 수 있습니다.
소설은 캐릭터를 구성하고, 플롯을 상세히 설정하고 글을 쓸 수도 있고, 실용서는 목차를 나눠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리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한 편씩 흐름이 가는대로 쓰는 방식도 있어요. 이건 어떤 방법이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작가님들마다 스타일이 다릅니다. 보통 교육을 할 때는 미리 구성하고 글을 쓰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그런데 전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보는 것도 이야기를 창작할 때 유용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한번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어요. 아이는 언뜻보면 공룡처럼 보이는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이건 뭐야?”
“어, 이건 괴물이야.”
“어…어… 그래서 괴물이 계단을 올라가.”
“그리고, 그리고 괴물이 하늘의 해를 잡아먹어.”
“음…해가 사라져서 밤이 되었어.”
“그래서 다 캄캄해졌지.”
“그래서 괴물은 슬퍼졌어.”
“그래서 괴물은 똥을 쌌어.”
“그런데 똥으로 해가 나왔어.”
“그래서 해가 다시 밝아졌어.”
이렇게 바로바로 자기가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데, 맥락이 없어보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완성되었어요.
짧은 동화같은 내용만 가능한 건 아닙니다. 소설을 쓰거나 실용서를 쓸 때도 먼저 글을 쓰고, 그 이후에 주제에 따라 분류하고 목차를 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신 퇴고를 할 때, 눈물을 머금고 많은 부분을 덜어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외에도 이야기를 창작할 때 도움이 되는 간단한 방법은 항상 기승전결 구조를 생각하고 연습하는 것입니다. 일상에 벌어지는 작은 에피소드들을 4컷 만화를 그린다고 생각하고 글을 써보세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직접 만화로 그려보셔도 좋습니다.
기승전결을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백수가 로또가 되어서 부자가 되었다가 범죄자들에게 쫓기는 입장이 되고, 범죄자들에게 잡혔다가 재치있게 탈출해서 해외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뭔가 어디선가 본듯한 스토리 전개이죠? 이 짧은 문장에 담겨있는 기승전결을 한 번 나눠보겠습니다.
기 - 이야기의 시작
[백수가 로또가 되어서 부자가 되었다]
승 - 이야기의 전개
[범죄자들에게 쫓기는 입장이 되었다]
전 - 갈등의 고조
[범죄자들에게 잡혔다!]
결 - 문제의 해결
[재치있게 탈출, 해외에서 칵테일을 마신다]
많은 이야기들이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긴 시리즈나 장편의 경우 이런 기승전결의 구조가 여러번 반복되게 짜여져 있습니다. 혹은 이런 전형적인 구조를 탈피하려고 결말을 [범죄자에게 잡혔다!] 로 끝내는 영화들도 종종 있습니다. 열린 결말로 여운을 남기면서 끝맺을 수도 있지만 이야기의 순서를 바꾸었다가 자칫 잘못하면 독자들로 부터 뒷심이 부족했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독자들은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하고, 대리만족을 하고, 감동을 받고, 무엇인가를 감정적으로, 지식적으로 얻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독자의 바람을 저버리는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사랑받기가 쉽지 않겠죠.
해리포터가 마지막 결투에서 볼드모트에게 패해서 마법학교가 어둠의 마법사들의 소굴이 되었다로 끝났다고 생각해보세요. 과연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소설이 되었을까요?
그래서 고전부터 현대까지 이어져내려오는 이야기 구조 중 하나가 바로 권선징악 입니다. 악당을 물리치고, 정의가 승리한다. 영웅이 빌런을 물리친다. 아이들만 좋아할 것 같은 이 구조는 사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합니다.
또 하나, 영웅의 스토리에 따라오는 구조는 영웅의 모험이 있습니다.
영웅이 (복수, 도전, 정복)을 위해 (고향,모험)을 떠난다.
영웅이 동료를 만난다.
영웅이 작은 어려움을 만나고 극복하며 성장한다.
영웅이 최종 보스를 만나서 승리한다.
영웅이 고향으로 돌아온다. (영웅의 귀환)
단계는 더 단순화 할 수도, 더 복잡해질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영웅의 여정은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야기 플롯들이 이미 많이 나와있어요. 먼저 대표적인 구조로 이야기를 창작해보면서 연습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소설, 동화와 같은 픽션은 이런 방식이 있고, 논픽션의 경우 글쓰기의 기초는 육하원칙에 따라 시간 순서대로 글을 쓰면 됩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무엇을
일기를 쓸 때, 육하원칙을 생각해서 한번 글쓰기를 연습해보세요. 순서는 조금 바뀔 수 있습니다.
예) 나는 오늘 아침에 잠을 깨려고 맥도널드에 가서 커피를 사서 마셨다.
담백하게 자신이 겪은 경험을 적어도 좋은 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경험이 남들은 흔히 겪을 수 없는 일이라면 글도 특별해집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난 평범한데.” 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평범한 일상도 자신만의 생각과 시선이 담기면 유일한 글이 될 수 있어요. 요즘은 특히 더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니까요.
자기계발서와 같은 글은 [서론-본론-결론]의 구조와 [주장-근거] 의 구조를 염두에 두고 쓸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전자책의 만들어보장>의 경우도 이 두 가지의 구도를 가지고 있는 글들 입니다.
주장 - 누구나 전자책을 쓸 수 있습니다.
근거 - 전자책을 출간하는 방법은 쉬워요. 이미 많은 분들이 전자책을 출간했습니다.
이렇게 기초적인 이야기 창작에 대해서 정리해보았습니다. 글을 쓰시던 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도 많았을거에요. 그리고 ‘어, 내가 아는 것과 다른데?’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분들에게 방향을 알려드리기 위한 표지판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앞으로 창작의 머나먼 길을 떠나기 위한 입구에 들어섰고, 지금부터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시면서 자신만의 창작법을 만들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책을 만들어보장>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 마감이 하루 남았습니다. 3월31을 마지막으로 펀딩은 마감됩니다. 그동안 20편의 연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