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여희 Sep 18. 2024

SNS로 힐링합니다

열심히 살았다면 그에 응당한 보상을
스스로에게 해주어야 합니다.
갖고 싶은 게 있다면 열심히 일하고 사세요.
계절마다 필요한 옷을 사고
먹고 싶은 것도 꼭 챙겨 먹으세요.


어느 날부터 소소하게 올린 SNS피드를 보고 내 SNS 공간에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들어오는 노크가 늘었다.


열심히 살았으나 아끼고 궁상을 떨어도 모으기 쉽지 않던 돈들을, 사진 몇 장만으로, 글 몇 자만으로, 안 쓸 수 있고 덜 쓸 수 있다니. 이런 귀한 아르바이트가 다 있나.


책 한 권 써서 1년마다 가뭄에 콩 나듯, 생존신고하듯, 들어오는 저작권 료와, 생화 및 재료들 바리바리 싣고 수업한 후 녹초가 돼서 받는 어쩌다 몇 번 받는 강사료와 비교하면 가성비 갑인 꿀잡이었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어디라도 응당 나가야 하는 나들이 길이건만, SNS로 협찬받은 코스 하나 찍고 그 중심으로 동선을 짜니 이리저리 궁리하지 않아도 되니 간편했다. 시간이나 돈 절약 면에서 더할 나위 없이 경제적이었단 소리다.



협찬으로 간 곳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공간에, 구상했던 컨셉을 담기 위해 쌓아 올린 시간과 발품들이 하나하나 느껴져 안타까웠다. 하여_내가 담는 사진 몇 장이, 쓰는 글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난 진심으로 누군가의 공간을 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장소에 세 번 간 적도 있을 만큼, 자영업자들의 세계란 녹록지 않아 보였다. 가까스로 오픈해서 오픈 빨로 몇 달 버티다... 홍보에 열 올리다 타오르지 않고 꺼트려진 곳이 여럿. 그 현실을 알기에, 장점을 더 부각하려 했던 노력과 진심이 느껴진 모양이었던 지.


(진심이시네요.)

(감동받았습니다.)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거듭 다시 오시라고 이야기하셔서 2-3번 갔다가 미안해서 못 갔을 정도인 곳도 있다. 어느 순간 친구처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도, 나 역시 경계를 허물고 다가서게 하던 곳들도 있고. 협찬을 넘어 힐링이 되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치유도 주던 시간들.


SNS 홍보를 매개로, 서로 다른 역할로 만났지만 홍보라는 형식적인 목적을 넘어서 이렇게도 단발적이지만 유쾌하게, 가뿐한 관계도 만들어지기도 하는구나. 기대 없이 갔다가 의외의 장소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느낌. 부담 없이 갔다가 툭 터놓는 대화들에, 그동안 단절되어 있고 편협했던 인간관계에 활력이 돋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기대 없이, 부담 없이 스몰 토크를 나누고 쿨하게 안녕하고 돌아섰다가 다시 만나면 반가운 그런 사람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을. 어떠한 평가도 없이, 조언하지 않고, 지시하지 않고 동등하게 인격적으로 나눌 수 있는 그런 관계.


늘 귀하게 대해주셨던 분들이 많았기에, 단발적인 관계라도 즐겁게, 점찍고 왔던 시간들이 켜켜이 쌓였다.


나는 진심으로 그들의 공간과 노력들을 부각해 담고,

그 마음에 동한 누군가들은 또다시 손짓한다.


사진으로 담기는 그 결과물에 과장이 섞인다 한들,

판단은 검색하는 사람의 몫일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