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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언 Sep 25. 2021

몇 번의 이별이 남았는지 셈해본다.

다음을 위한 헤어짐은 슬프지 않다 여겼다. 그랬기에 잠깐의 이별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나 보다. 


너와의 이별이 드문드문해지며 선명했던 기억 역시 점차 흐려졌다. 사진으론 메꿀 수 없는 물리적 거리에 때론 눈물짓기도 했다.


네가 한창 몸집을 불려내던 시절, 이별은 성장을 돋보이게 만들던 극적인 장치였다. 조금씩 의젓해질 땐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시간이었고. 그리고 오늘, 나는 너와 떨어지는 게 무서워졌다.


조금씩 세어가는 너의 털을 보며 몇 번의 이별이 남았는지 셈해본다. 


어쩌면 열 손가락 안으로 세어질지 모르기에, 머릿속이 복잡해져 온다. 우리의 시간은 함께 가지 않기에 너와 조금이라도 붙어 있는 것이 옳지 않냐고 감성이 소리친다.


우리라 묶기엔 너무나 멀어져 버린 너와 나. 너는 그 거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길 감히 바라본다.

 

이전 14화 보잘 것 없는 내 이야기를 덧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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