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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언 Sep 20. 2021

보잘 것 없는 내 이야기를 덧대며

오래된 길을 걸었다.


드문드문 그림자가 뻗힌 산길엔 숨겨진 이야기가 가득했다. 그 위에 보잘 것 없는 내 이야기를 덧대었다.


끊임없이 이어진 계단이 벅찼다. 평소라면 금세 포기했으련만, 오늘따라 약간의 오기가 차올랐다. 엉성하게 묶인 머리카락이 서서히 흘러내렸다. 서둘러 다시 묶고선 맺힌 땀을 닦아냈다.


오래된 길을 내딛으며 내일을 생각했다.


철 지난 가요와 식어버린 커피가 테이블 위에 올랐다. 철이 지나 익숙한 노래였고, 식어버려 마시기 쉬운 커피였다. 투박한 카페는 모든 것이 엉성했다. 그래서 좋았다.


어제와 같은 해가 지고 다른 어둠이 찾아왔다. 삶이 커다란 일탈임을 알면서도 오늘의 작은 일탈이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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