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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언 Sep 21. 2021

어둔 밤바다에 눈이 멀었다

눈을 감고 팔을 벌렸다. 손가락 사이로 젖은 바람이 밀려들었다. 조금씩 가빠오는 숨을 늦추며 옆을 바라봤다. 매번 비어있던 곳이 기쁜 존재로 가득했다. 함께할 이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달길을 걷다 보니 어둔 밤바다에 눈이 멀었다.


빛이 모인 곳엔 슬픔도 괴로움도 없었다. 오직 기쁨만이 가득한 그곳에서 나는 웃을 수 있었다. 터져 나온 웃음은 또 다른 웃음을 불러내었다. 


신 커피로 목을 축이며 걸음을 재촉했다. 죽음 같은 어둠을 삼키며 끊임없이 나아갔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기대하며.  




이전 11화 거울을 보며 기억을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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