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팔을 벌렸다. 손가락 사이로 젖은 바람이 밀려들었다. 조금씩 가빠오는 숨을 늦추며 옆을 바라봤다. 매번 비어있던 곳이 기쁜 존재로 가득했다. 함께할 이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달길을 걷다 보니 어둔 밤바다에 눈이 멀었다.
빛이 모인 곳엔 슬픔도 괴로움도 없었다. 오직 기쁨만이 가득한 그곳에서 나는 웃을 수 있었다. 터져 나온 웃음은 또 다른 웃음을 불러내었다.
신 커피로 목을 축이며 걸음을 재촉했다. 죽음 같은 어둠을 삼키며 끊임없이 나아갔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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