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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라는 가장 가까운 선물

01부

by 김기수

여기, 오늘이라는 선물의 고요함을 담은 수채화 풍경입니다.

흐린 하늘 아래 피어난 하얀 목련, 그리고 창가에 놓인 따뜻한 차와 일기장이

마치 방금 쓴 1부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해요.



1부: 오늘이라는 가장 가까운 선물


문득, 오늘이 얼마나 특별한지 잊고 살 때가 있다.

어제가 무겁게 남아 있거나,

내일이 불확실하게 다가올 때면

오늘은 그저 두 날 사이에 놓인 회색빛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숨 쉬고, 말하고,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는 이 순간,

바로 이 ‘오늘’만이 손에 쥘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선물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내일을 이야기한다.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목표를 향해 걸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내일은 언제나

‘오늘을 살아낸 사람’에게만 도착한다.


창밖의 하얀 목련이 조용히 피어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왠지 그 꽃들도 하루하루를 묵묵히 지나

이 자리에 도달했을 것만 같다.

서두르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그저 자신만의 계절을 기다려

오늘, 피었다.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뭐 하나 이룬 것 없이 보내는 날 같아도,

사소한 일에 괜히 서운해진 하루라도,

그 모든 것이 내일로 가는 길목에 놓인

소중한 시간들일지 모른다.


나는 오늘 아침에도 눈을 떴고,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셨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렸고,

한 번쯤은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 하루를 무사히 살아냈다는 것.

그건 어떤 내일보다 더 값진 증명일지도 모른다.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나는 오늘을 다 살아냈다.”


그 사실 하나면 충분하다.

우리는 그렇게 오늘을 살아내고,

조금씩 내일로 나아간다.



2부는 다음 주 월요에

『내일을 기다리는 우리의 자세』

라는 부제로 이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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