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부-결국 나에게 도착하는 시간
오늘, 그리고 내일이 와준다는 것 — 4부
: 결국, 나에게 도착하는 시간
삶은 어쩌면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먼 길을 돌아도
무너졌다 일어섰다가를 반복해도
결국 우리는
‘살아 있는 나’라는 한 사람에게
조용히 도착한다.
살아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하루.
말 없이 무사히 지나간 오늘들.
그리고 그 모든 시간 속에서
내가 나를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조금씩, 아주 천천히 다시 나로 돌아온다.
내가 얼마나 버텼는지를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어느 누구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나는 알 수 있다.
이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여기까지 온 내가,
얼마나 단단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냈는지를.
내일이 와준다는 건
누군가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누군가의 호흡이 다시 이어지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도, 내일도
그저 와준다면
나는 다시 살아볼 것이다.
와준다는 것의 의미 (마지막 문단, 희망 버전)
그래서 오늘이 와줬다는 건
내가 여전히
이 세상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내일도 와준다면
나는 그 하루를
조금 더 나답게 살아볼 것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걸어갈 것이다
내일은
반드시 빛날 필요는 없지만
그 안에서
내가 다시 피어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