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2024년 여름, 도로 위를 잘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당연하다 생각했던 일상생활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어 버린 순간이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그제야 이미 오래전부터 저의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잠깐 멈추자고, 쉬었다 가자고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는데 줄곧 외면하고 무시해 왔음을 깨끗이 인정하고 월급 0원의 시간, 무급 휴직을 시작했습니다.
그해 여름,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나침반이나 지도조차 없이 두려움과 걱정을 가득 안고 홀로 더듬더듬 걸어야 했던 저를, 분명히 어딘가에서 비슷한 고민과 아픔을 느끼며 떨고 있을 당신을 그대로 둘 수 없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나 상담 전문가도 아니고, 커리어 계발 관련 전문 멘토도 아닙니다.
그냥 당신과 크게 다른 바 없이, 일터와 집에서 동동거리며 정신없이 살다가 길을 잃어버린, 조금 먼저 가던 길을 멈추고 도대체 앞으로 어느 방향을 향해 가야 하나 고민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어쩌다 갑자기 멈추게 되었는지, 멈출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과 일터에 있었던 시간만큼 갑자기 늘어난 여유 속에서 비로소 느끼고 알게 된 것들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누구라도 나한테 이런 것들을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용기 있게 나에게 '쉬는 시간을 선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저를 포기하지 않고 노트북 앞에 앉게 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부족한 글로나마, 당신이 지금 그렇게 힘들어하는 게 절대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저 그동안 너무 열심히 달려와서, 남들보다 조금 빨리 지친 것일 뿐이라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모두가 이 악물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중인데, 선두에 있는 것도 아닌 제가 멈춰버리면 큰 일 날거라 생각했습니다. 멈추기까지 정말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는데, 막상 그 이후에 경험한 시간 속에서 제가 놓치고 있었던, ‘돈’으로 절대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면서 나를 먼저 돌아보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관계들에 새롭게 연결되면서 세상에 나를 맞추지 않고 좀 더 나답게 다시 걸어보겠다는 용기를 얻게 된 이야기를, 당신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노파심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모든 선택에는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르기에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저는 당신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앞으로 제가 두드릴 문장들이, 바라는 대로 따뜻하고 다정하게 당신의 마음 한 자락이나마 위로할 수 있게 된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멈춰 선 그 자리에 저도 있었어요. 앞으로도, 당신 곁에서 조용히 말을 걸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