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었을 당신에게
잘 지내나요?
오늘은 바람이 선선히 부는 여름 날입니다.
전 좀 전에 저녁으로 죽을 몇 숟갈 뜨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나갈 땐 분명 어슴푸레 했었는데, 동네를 돌다보니 벌써 날이 졌네요.
나가기 전까진 옷을 입었다 벗으며 ‘나가지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곤 왠지 갑자기 나가자는 확신이 들더군요.
한 발짝씩 떼며 ‘글이 떠오르지 않을까..’ 했지만 처음에는 당연히 떠오르지 않았어요.
원래는 나가서 이런 생각 잘 안합니다. 그냥, 나가서 걷다보면 생각이 떠오르기 마련이고 그 생각이 뭉쳐 문장덩어리가 됩니다.
집에 가는 길에 결심했습니다.
당신에게 편지하기로요.
당신은 내가 원하는 어른으로 컸나요?
난 당신을 완성시키기 위해 많은 생각들을 해내고 여과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아직 이룬 것보다 꿈꾸는 게 더 많은 미성년입니다.
제 노력이 그곳에선 조금 결실을 이뤘나요?
오늘은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어떤 생각에 잠겼나요?
정말 잘 지내죠?
너무 두서 없었다면 죄송합니다.
당신을 빨리 뵙고 싶습니다.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그 때까지 잘 지내길.
... 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