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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반지하 22화

내일따위 생각하지 않아

가끔은 내 몸에 감사하곤 해

by 짱강이



그딴 거 다 지겨워 그리고 생각하다 보면 괴로워져 그래서 내일따위 없는 것처럼 산 지 좀 됐어

좋아하는 노래 들으면서 오씨발존나달콤한나의정신병님께서오신다뒤질때가온것같다 하는 생각도 하고, 과다 출혈로 죽는 나를 상상하면서 웃어 제끼기도 하고, 좋아하는 글을 썼다 지웠다 이런저런 작업 계획만 세워 놓기도 하고, 알 수 없는 중압감에 시달리기도 하지

그리고 또? 하고 싶은 건 드럽게 없고 흥미따위 가는 거 하나도 없고 그저 죽고 싶고 그래 읽고 싶은 건 태산 같긴 해 쓰고 싶은 것도 태산이고 근데 손 놓은 지 꽤 됐어 언제쯤 다시 잡을지는 모르겠다 죽을 때까지 방치해둘지도

이런 인생도 나름 나쁘진 않아 격통에 절어서 구석탱이에 몰리고 결국엔 다 포기하고 저기 가까워져 오는 벽이 날 눌러 터뜨리기만을 기다리는 그런 삶 말이야

나는 원래 조곤조곤 말하는 걸 좋아했는데 이젠 설명 못할 것들 투성이지 그래서 말을 아낀 지도 꽤 됐어

이겨내는 것따위 이젠 안 하고 싶어 질렸고 지쳤어 그래서 그냥 나를 좀 놔주려고 이만하면 잘해 온 거잖아 아등바등 잘도 버틴 거잖아 이제 나한테 그만 잔인하게 굴려고


죄송해요 점장님
정신병이 자야 나도 자요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건데 세상이 무슨 상관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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