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중심이 아닌 부부중심.
아이는 엄마의 성적표가 아닙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도움이 될 듯해서 아동심리상담사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3개월의 과정 중 한 달이 지났고 일주일 전
부모 양육태도 검사를 했다.
결과가 바로 나왔는데 8개의 항목 중 다른 것은 양호했지만 아이에 대한 간섭도가 85프로가 나와버렸다. 당황했다.
우리 학원의 아이들을 위해서 들었는데
나와 내 아이의 문제가 더 먼저였다.
교수님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학부모가 된다면 간섭도가 50프로로 떨어져야 정상이란다.
많이 내려놨다고 생각했는데 얼마나 더 모른 척해야 하지?
2주 뒤에 중학교 첫 시험을 앞둔 천하태평
아이를 보며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간다.
모른 척 입 다물기를 하려니 1분에 한 번씩 한숨만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관심을 더 끄라고?
또다시 아이를 세 명은 낳을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춘기 녀석은 매서운 눈빛으로 대답하기 싫다며 날 째려보고 남편은 놔두라는 말만 하며 얄미운 시누이 같은 조언을 한다.
답답한 마음에 유튜브에 구독한 채널 영상을 튼다.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던 중
박사님의 한 마디가 머리를 띵하게 한다.
"아이는 엄마의 성적표화가 아닙니다. 부모이기전에 부부가 먼저입니다.
자녀나 부모님이 아닌 부부중심의 가족이어야 합니다."
머릿속으로는 아이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인식했는데 무의식은 그렇지 않았다.
모든 가정의 문제는 부부중심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남매가 아닌 남자와 여자로서의 관계.
잊고 있었다.
남편이 퇴근하기 전 샤워를 하고 오랜만에 립스틱을 바른다.
여동생이 아닌 여자로 돌아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