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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글밥짓는여자 이지영
Nov 25. 2022
고. 맙. 다. 인. 생. 아!
안
보는척하려고 해도
눈길
이 갔다.
60대가량의 여성이 고층빌딩에서 나온다.
검은색
카디건을
무심한
손
길로
툭~
걸쳐
입은 듯했지만
그 멋스러움이 장난 아니다.
무표정에 가까웠지만
어둡거나
칙칙하지 않
다.
오히려 깊은 아우라가
고급지게 흘러넘쳤다.
심지어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은 어느 화가의 손길
로
그려진 수채화처럼
영롱해 보였다
"
뭐야, 왜 저렇게 멋있어?"하고 생각하는 순간
그녀는
반질반질하고 멋진 고급
세단을 몰고
미
끄러지듯
내. 옆. 을.
지나간다.
이쯤에서 그녀를 좇던 눈길을 다른 곳으로 던져 넣고 싶었지만
이미 표가 날 정도로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가있었다.
그런 게 아니었다고 우겨보고 싶지만
내심 부러웠나 보다.
그녀의 세단에 비하면
내가 타고 다니는 차는
'훠~~
얼~~ 씬
더.
길
.고
땅.속.으.로.도
다닐 수 있
고 하니까
부러워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나의 출퇴근용
차에 비해 가소로울 정도로 쪼.꼬.마.한. 그녀의
차가
부럽긴 했다.
그렇게 질투 어린 감탄을 하는 순간
뜬금없이!
가진 것 다 가진
그녀의
60대와
가진 것
하나
없는
나의
50대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니?
하고 짓궂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
말랑거리는
부러움으로
"좋지! 좋고말고~"
할 줄 알았는데
" 아니!!!!" 하는
사자후가
내
목구멍에서
가슴 쪽으로 강하게
내리 꽂혔다
나는 그런 나의
목소리에 살짝 놀랐고 동시에
따뜻한 위로를 가졌다.
이지영으로 사는 내 삶이란 게,
너무
시시하고 소소해서
아무리 용을 써봐도
'
보통의 삶'을 상회하지 못하지만!
나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밖에 안되나?
하는
쓰라린
질문투성의
삶이지만!
그런 내 삶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검은
세단이
지나간 쪽으로
폴카를 추듯
걸었다.
어깨에 매달렸던 나의 사랑스러운 작은
가방
이
박자를 맞추듯
찰방거린다.
지금 이 순간
그녀에게는 고급 세단이 있고
나에게는 어린아이 같은 니체의 발걸음이 있다.
그녀의 60도
나의 50도
각자의 이유로 고마운 인생이며
각
자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어느
가을
날의 출근길 상념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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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세단
아우라
글밥짓는여자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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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글밥짓는 여자」저자 . 평범한 일상을 수집하여 글밥을 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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