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오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선택
자동차로 풀 가속으로 달리다가 방향을 바꾸고 싶을 때 좌/우회전을 하거나, 유턴을 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깜빡이를 켜고, 신호와 주변 상황에 맞춰서 방향 전환을 하죠.
여기서 중요한 것, 속도를 줄인다는 겁니다. 방향을 바꾼다는 건 그동안 다니던 길을 벗어나는 일이므로 어쩔 수 없이 속도를 줄여야 하고, 성공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면 다시 가속 페달을 밟으면 됩니다.
커리어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을 떠나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면 계속 가속 페달만 밟을 순 없습니다. 브레이크를 밟고 속도를 충분히 줄이고 전환에 성공해야 합니다.
커리어 전환을 꿈꾸며 지원하는 분들은 대다수 지금 위치에서 받고 있는 연봉과 보상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 높이길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인지상정이죠. 그들이 성공적으로 전환하고, 회사가 원하는 역할을 담당할 땐 당연히 그만한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검증도 안되고 전환을 성공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금의 높은 수준의 보상과 혹은 더 높은 보상을 지급하는 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방향 전환하는 자동차처럼 지원자나 회사에 위험한 일입니다.
커리어 전환은 상당한 노력과 고통을 수반하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그런 각오 없이 현재의 장점만 취하고 미래의 보장까지 가져가겠다는 건 리스크 테이킹 없이 전환하는 척만 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냥 예전 일하던 방식 대로 노력 없이 살아보겠다는 거죠.
이직만 하면 지금보다 더 높은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고 지원자를 현혹하는 사람도 문제이지만, 업의 기본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상에만 집중하고 커리어 전환하는 지원자에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자기가 고민하고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문제니까요.
만약 누군가 지금 위치에서 커리어 전환을 권한다면, 스스로 충분히 고민해 보고 자신이 커리어의 목표가 무엇인지 목표를 위해서 커리어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전환했을 때 자신이 희생할 각오가 있는지, 그 기간을 얼마나 짧게 가져갈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않길 바라는 건, 커리어 전환이라고 하여 떨어지는 보상이 지속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속도를 줄인 상태에서 커리어 전환에 성공하고, 다시 속도를 높이는 건 스스로의 학습 역량, 적응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해 주지 않는 회사라면 이직 한 후에 다른 곳으로 떠나가는 게 당연하겠죠. 그땐 속도를 줄일 필요가 없을 겁니다. 전환에 성공했다면, 속도를 높여서 차선을 바꾸는 일만 남았을 겁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 경험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