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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회사의 규모

규모가 기회를 만들어주지만, 모든 사람이 기회를 잡는 건 아니다.

by 심야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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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속한 회사가 작은 컨설팅 펌이다 보니, 최근까지도 신입사원이 조금 더 규모 있는 회사로

이직하겠다는 면담? 통보를 받는 편입니다.


어느 정도 경력도 쌓였으니, 지금보다 큰 컨설팅 펌으로 가서 조금 더 나은 처우, 조금 더 많은 기회를 얻겠다는 것이겠죠. 그 자체는 자연스러운 사람의 마음이라고 봅니다.


저 같아도 그 위치에 있다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보기에 컨설팅 프로젝트 중간이나 정말로 사람이 아깝지 않다면 말리지 않는 편입니다. 어쨌든 기회를 찾아서 떠나는 친구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어도 이직하려는 마음 자체를 막을 수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면담하다 보면 그건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직을 말리려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음을 알기에 속으로 품는 말들이 있습니다.


"규모가 기회는 만들어줄 수 있지만, 기회가 역량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큰 컨설팅 펌은 조금 더 규모가 큰 프로젝트, 조금 더 많은 프로젝트를 겪어볼 수 있습니다.

주니어 컨설턴트인 경우, 많은 경우 고객에게 비용을 받고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개념을 투입을 하기 때문에 투입에 대한 부담 없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이 노력만 한다면, 경험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것과 투입된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스스로 하나의 영역을 도맡아서 제 역할을 하는 편이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서포트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신입 사원들이 착각을 하는 것이 규모가 큰 컨설팅 펌은 체계적으로 업무를 배우면서 성장하길 기다리면서 계단 오르듯 성장할 수 있을 거란 착각입니다. 이는 웬만한 대기업도 힘든 케이스입니다.


아무리 많은 기회를 주더라도 대기업은 스스로 잉여로 남겠다고 하면 충분히 잉여로 남을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조직입니다. 반대로 많은 기회를 통해서 자기가 찾아서 역량을 축적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성장을 할 수 있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누가 가이드하거나, 강요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찾아야만 합니다. 즉, 누가 만들어줄 것이라는 수동적인 자세로는 어느새 스스로 규모 속에 잉여로, 물경력을 갖게 됨을 느끼게 될 겁니다.


컨설턴트 시장에는 많은 프리랜서 컨설턴트 분들이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역량과 실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입니다.

아마도 많은 컨설턴트들이 그들을 보면서 자신도 그들과 같은 미래를 꿈꿀지 모릅니다.


그들처럼 자기가 받는 보상에 맞는 활약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실력을 키워서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건 규모에 숨는 소극적인 자세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기업에 가면 편할 수 있습니다.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많고, 복지도 좋습니다.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 하고 부러워할 겁니다. 그러나, 그것에 취해선 안됩니다. 편하다는 것은 자신이 절실하게 일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누구나 들어오고 싶어 한다는 건 자신도 언젠가 교체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스스로 커리어 패스에 따라서 규모가 큰 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규모 뒤에 숨어서 스스로 단련하는 것을 멈춘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시장에서 도태되게 만들 겁니다. 이력서에 쓰는 한 줄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줄 속에 숨어있는 자신의 노력과 고민이 중요한 겁니다.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규모가 큰 조직은 자신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겁니다. 조금 더 편하게 일하게 해 줄 겁니다. 그렇지만 그것에 취해서 스스로 단련하는 것을 멈춘다면, 규모가 개인을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규모를 이끄는 사람이 아닌 규모 속 하나의 부속품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대기업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taehyo/155


한 때 대기업에서 많은 기회를 받고, 그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사람으로서 대기업 입사는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끝이라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Image by moerschy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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