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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를 위한 실전 시간 관리 노하우

WBS부터 주간 계획까지, 일하는 방식을 바꾸다.

by 심야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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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는 야근과 특근을 밥 먹듯이 하지 않나요?”, “바쁜 와중에 어떻게 일정을 관리하나요?”


컨설팅을 시작하면서 각오했지만, 첫 프로젝트부터 매일 허덕였습니다. 막 업무를 마치면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었고, 회의에서 돌아오면 보고서 마감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새로운 이슈는 언제나 예고 없이 터졌고, 출장 중에도 피드백은 쉴 틈 없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시간 관리의 핵심은 '시간을 쪼개는 기술'이 아니라, '일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 더 정확히 말하자면 '프로젝트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WBS(Work Breakdown Structure), 프로젝트 일정의 뼈대입니다.


1. 컨설턴트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컨설팅은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입니다. 시작일과 종료일이 명확하고, 매주, 매일 마쳐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 사이 고객사의 갑작스러운 요청, 현장 인터뷰, 일정 변경 등이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루틴 한 하루'는 거의 사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To-do 리스트만으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컨설턴트는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의 구조, 즉 WBS를 기준으로 일정을 계획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 이 업무는 왜 하는가?”에 대한 방향성을 잃지 않게 됩니다.


2. WBS에서 시작되는 시간 계획


컨설팅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가장 먼저 만드는 것이 WBS입니다. WBS는 프로젝트의 청사진이자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나침반입니다.


예를 들어 R&D 프로세스 개선 프로젝트라면 다음과 같이 단계가 구성됩니다:

프로젝트 착수

현황 파악 및 분석

이슈 도출 및 개선 기회 정의

개선 방향성 도출

개선 과제 작성

최종 보고


이 큰 덩어리를 다시 세부 항목으로 쪼갭니다. 예컨대 '현황 진단' 안에는 ‘클라이언트 인터뷰’라는 세부 과제가 있을 수 있고, 이 과제는 다시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나뉩니다:

인터뷰 대상 선정

질문지 작성

인터뷰 일정 협의

인터뷰 수행

인터뷰 결과 정리 및 확인

결과 공유


이를 다시 개인 일정으로 쪼개면 아래처럼 구성됩니다:

월요일: 인터뷰 질문지 작성 및 리뷰

화요일: 사전 자료 검토 및 미팅 준비

수요일: 고객사 인터뷰 2건 수행 + 속기록 작성

목요일: 인사이트 요약 및 대상자 확인 요청

금요일: 팀 내 공유 및 보고서 초안 작성


이처럼 WBS 기반의 일정 세분화는 ‘무엇을 언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선순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컨설턴트의 시간 관리는 결국 이 흐름을 설계하고 따르는 데서 시작됩니다.


3. 주간 단위로 일정을 조망하라


매주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 다음 주 업무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는 그것을 다시 점검합니다. 중요한 마일스톤을 기준으로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를 역산하며 일정을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주 금요일이 보고서 마감일이라면 다음과 같이 계획을 짤 수 있습니다: (시간 순으로 작성했지만, 작성 순서를 역순이라고 보면 됩니다.)


월요일: 보고서 초안 작성

화요일: 내용 보완

수요일: 팀 리뷰

목요일: 피드백 반영

금요일: 최종 제출


이렇게 역으로 계획을 세우면 마감 직전에 급한 작업을 놓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캘린더에 미팅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작업 시간을 일정에 함께 반영합니다. 하루에 2~3시간씩은 실질적인 일 처리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 하루 단위 시간 관리: 블록 설정과 유연한 대응


컨설턴트의 하루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고객 미팅, 출장, 인터뷰, 보고서 작성, 이메일 확인 등 다양한 일이 동시에 발생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요한 작업을 위한 '시간 블록'을 사전에 캘린더에 잡아둡니다. 예컨대 인터뷰 직후 1~2시간을 비워두고 바로 내용을 정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사이트는 금세 휘발되고, 나중에 정리할 땐 몇 배의 시간이 듭니다.


물론 갑작스러운 미팅 요청이나 긴급한 피드백 대응도 빈번합니다. 핵심은 중요한 작업을 위한 블록을 먼저 확보한 뒤, 그 외의 일들을 유연하게 배치하는 것입니다.


5. 자주 하는 실수와 실전 팁


자주 하는 실수

할 일은 많은데 언제 할지 정해져 있지 않다.

미팅이 많으면 ‘일을 다 했다’고 착각한다.

“주말에 하지 뭐”, “야근하면 되지”라고 주중 계획을 미룬다.


실전 팁

WBS → 주간 계획 → 일간 일정 구조를 습관화한다.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 중이라면, 프로젝트별 WBS와 일정을 따로 관리한다.

고객사 용어, 자주 쓰는 템플릿은 개인 리소스 폴더에 저장해 두고 재사용한다.

주말엔 회고와 다음 주 계획 수립에 시간을 투자한다.


6. 마무리: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지배한다


컨설팅은 창의력과 분석력을 요구하지만, 그것은 모두 정해진 시간 안에서 발휘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마감이 늦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완벽하지만 늦은 결과보다, 적절한 품질의 결과물을 제때 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시간은 컨설턴트에게 주어진 제약이자 무기입니다. 이 제약을 통제하고, 시간을 자신의 도구로 삼는 순간,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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