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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know Jun 22. 2023

내 꿈은 항상 너였단다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 리뷰



  <엘리멘탈>은 아주 최근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디즈니와 픽사에서 만든 작품이다. 불, 물, 땅, 공기 4원소로 이루어진 생명들이 공존하는 세계의 이야기이다. 제작사의 명성에 걸맞게 영상미가 뛰어난 작품이었다. 크게 4가지 색상의 조합이 정말 다채로웠다. 


  이야기는 엘리멘탈시티를 무대로 진행된다. 그러나 그 도시는 이름에 맞지 않게 하나의 원소가 소외되어 있었다. 그것은 '불'이다. 엘리멘탈시티의 주민들은 '불'을 싫어하는 듯했다. 물을 증발하게 하고, 땅의 식물을 불타게 하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도시의 외관만 보더라도 물, 땅, 공기가 어우러진 건물들이 즐비한 한편 불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그 주민들 사이에 가끔씩 불 원소의 주민이 보일 뿐이었다.

  주인공 '엠버'는 어렸을 때 '너네 땅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기도 하였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아, 불의 원소 주민은 이민자를 상징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은 주로 이민자들이나 여행 온 외국 사람들에게 쓰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모든 원소를 포함하는 이름의 엘리멘탈시티는 그 이름과 달리 다양성을 품지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우리의 현실 세계와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구호를 내걸지만 막상 그 다양성에도 규격 제한을 거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 포스터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세상은 반대에 끌린다." 주인공인 불 '엠버'와 물 '웨이드'의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반대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나에게 없는 것을 상대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상대는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기에 나의 빈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것이다. 조용한 친구와 활발한 친구의 조합이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들도 반대이기에 서로의 부분을 채워준 것이 아닐까.


  영화에서 '디쇽'이라는 말이 나온다. "영원한 불빛은 없으니 빛날 때 만끽해야 한다"는 불 원소의 격언이라고 한다. 엠버가 웨이드에게 알려준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이 필요한 건 엠버 자신이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가게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스스로의 강압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녀는 웨이드의 어머니로부터 유리 세공의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듣고 흔들리게 된다. 결국 그녀는 아버지에게 가게를 이어받기 싫다는 자신의 마음을 실토한다. 아버지의 꿈을 망쳐 죄송하다고 말한다. 실망할 줄 알았던 아버지는 오히려 엠버를 달래준다. 자신의 꿈은 가게가 아니라 항상 너였다면서. 

  엠버는 유리 세공을 배우기 위해 웨이드와 함께 배를 타고 떠나기로 한다. 엠버는 최고의 경의를 담은 행위인 '절'을 아버지에게 올리고, 그에 보답하여 아버지도 맞절을 한다. 


  '디쇽', 정말 멋진 말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니,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정말 멋진 말이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말은 따로 있다.


  "내 꿈은 가게가 아니라, 항상 너였단다." 자식을 위한 부모의 진심이 농축된 대사이다.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져 괜히 울컥했던 대사이다. 나중에 혹시 자식이 생기게 된다면 이 대사를 다시 듣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전 09화 스쳐간 좋은 어른들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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