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그게 누구든 해낼 수 있다
나는 현재 11년째 환자분을 케어하는 물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는 조금 특별한 비밀 하나가 숨겨져 있다. 바로 20대 때 뇌출혈을 겪은 환자였다는 점. 어느 정도였냐면, 사지마비 증상까지 와서, 혼자서 숟가락조차 들 수 없는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처음에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무언가 계속 이상한 증상이 감지되어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하게 된다. 결과는 지주막하 뇌출혈. 수술을 하지 않으면 더 큰일이 날 수도 있다 해서 그날 바로 입원 수속을 밟았다.
수술하고 나서는 정말 좌절감이 몰려왔었다. 눈을 뜨고 나니 내 몸이 전혀 안 움직였으니까.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세상에 대한 원망과 절규, 그리고 평범하게 걸어 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미워지는 경험까지. 자기 몸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평생 알지 못할 감정이 아닐까.
병원을 퇴원하고부터는 지겨운 재활과의 싸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대로 걸을 수 조차 없어서 지팡이 하나를 가지고 걷기 연습을 하고, 물 병 하나도 제대로 잡을 수 없어서 혼자서 잡는 연습부터 끝없는 노력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움직임이 회복되었고, 다른 훈련들도 같이 병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물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였고, 다음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여기서 느낀 게, 재활이라는 건 결국 되지 않는 동작을 될 때까지 하는 것임을 인지했다. 딛는 게 안된다면 발바닥을 땅에서 미는 것부터. 그것도 안되면 발등의 움직임 범위를 증가시키는 것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했었다.
뻔한 내용 같지만, 겪어 보신 분은 아실 거다. 막상 그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 정말 망망대해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된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이게 맞는지 그 상황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모든 걸 제어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갖은 고생 끝에 회복속도가 훨씬 빨라짐을 느꼈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면서 올라갔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도 생각한다.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될 때쯤 확실한 진로를 정하게 된다. 바로 내가 겪은 질환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신경계 물리치료사가 되기로.
쉬운 길은 아니었다. 공부를 새로 해야 하고 그만큼 노력을 해야만 했으니까. 다만 내가 겪고 얻어낸 해답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기도 했고, 아프고 나아 봤으니 나을 수 있다는 희망도 제시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국가고시 시험에 합격하고 물리치료사로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내가 겪은 상황도 있지만, 병원 및 다른 기관에서 경험했던 사건들도 있기 때문에, 잘 참고하셔서 쾌차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