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에 겪은 고통
다치게 된 계기는 군대에서 겪은 2번의 사고였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총검술 훈련을 받던 시간이었는데, 옆 자리 친구가 자꾸 내 쪽으로 넘어오더니 개머리판으로 내 머리를 휘갈겨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물론 고의가 아니라, 간격 조절을 실패해서 그런 거지만 나는 맞자마자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1주일 정도는 뭐 괜찮네 정도로 지나갔었다. 일과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도 없었고. 그런데 그 후부터 알 수 없는 불편감에 시달렸다. 가장 크게 느낀 건 시야의 범위. 정확하게 말하면 앞은 보이는데, 옆 면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괜찮아지겠지 피곤해서 그런 걸 거야라고 넘어갔는데, 아니었다. 점점 더 심해져서 나중에는 아예 차단이 된 것 마냥 까맣게 보이는 시점까지 왔으니까. 그리고 다음은 나 스스로가 균형감각을 조금씩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이등병 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가 누웠는지 섰는지, 혹은 앉아있는지 점점 분간이 안되기 시작했다. 이게 말로 해서 그렇지 당해보면 정말 골 때린다. 서 있어도 누운 거 같고, 누우면 서있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덕분인지 몰라도 계속 구토감이 밀려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맞은 옆 면에 전정기관이나 다른 균형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어 그러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그리고 세 번째는 정말 극심한 두통이 찾아온다. 일반적인 통증은 절대 아니다.
그냥 타이레놀 먹고 끝나는 그런 게 아니라, 막막한 통증이랄까 진짜 무지하게 아프다. 움직이면 어지러우면서 누가 야구 방망이로 뒷통수를 후려 갈기는 느낌인데, 말로 설명하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다고 괜찮은가? 그것도 아니다. 그냥 뭘 하던지 간에 계속 불편한 감각은 지속적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어느날 밤에 잠에 들었다가, 통증을 못 참고 그대로 기절해버리게 된다. 추후에 들었지만 선임들이 뺨을 때리고 분대가 난리났었다고 한다. 죽은거 아니냐면서. 그 후에 다음날 바로 앰뷸런스에 탑승해 군 병원으로 향하게 된다.
가서 MRI와 정밀검사를 마친 뒤에 군의관이 꺼낸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 너 지금 어떻게 걷고, 말할 수 있는 거냐?" 라며 말할 정도였으니까. 다친 부위를 보면 원래라면 걸을 수 없는 게 정상이다 라며 너 1달 내에 수술 안 하면 죽을 수도 있어 라며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하라며 처방을 내려주신 기억이 난다.
그 후에는 일사천리로 민간 병원에 긴급으로 입원해 수술까지 다 마칠 수 있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혼자서 고통을 참아내던 일상들이 있었다. 가끔 환자분들이나, 다른 지인들이 나 중풍 온 거 아닐까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그때마다 나는 딱 세 가지를 물어본다.
눈은 제대로 보이시는지, 구토감이 있는지, 두통이 정말 무지막지하게 심한지를 반드시 물어보고, 여기서 2가지에 해당된다면 반드시 정밀검사를 해보시라고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