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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smilewriter Oct 22. 2024

겁 많은 경찰 7

해외 관련 사건


최근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얀마·라오스·태국 등 3개국이 접해 있는 산악 지대인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국가와 캄보디아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코로나 19 이후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불법 행위를 강요하는 취업 사기로 인해 피해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며 "라오스와 미얀마의 한국인 피해자 대부분이 태국을 경유해 입국하는 만큼 다음 달 1일 0시부터 태국 북부 국경검문소 2개소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다"라고 밝혔다. 고수익을 미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글을 올려 한국인을 해외로 유인한 뒤 여권과 휴대전화를 뺏고 감금한 이후 보이스 피싱, 투자 사기, 로맨스 스캠, 성매매 등 각종 불법 행위를 강요했다. 감금된 한국인들이 사기 등 불법 행위를 하는 대상은 같은 한국인이었다. 사기당한 일뿐만 아니라 본인이 사기에 가담을 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신문을 보며 F는 혀를 끌끌 찼다.
“이런 데에 왜 속아 넘어가는 거야? 정신이 나갔나? 월 300에 숙식 보장이란 말만 믿고 동남아에 떡하니 갔다가 폰과 여권 뺏기고 감금당하고. 아휴. 신철아, 지금까지 동남아 취업 사기 총 몇 명이라고?”
“총 178명의 한국인이 동남아 지역에서 피해를 당했고 우리 정부에 의해 모두 무사히 구출했습니다. 얼마나 돈이 궁했으면, 이런 사탕발림에 넘어갈 수 있는지 저도 의문입니다.”
이 사람들을 넘어가게 한 사이트와 문구가 뭐야?
"해외에서 일하실 직원 구합니다. 기본급 300만 원에 인센티브와 보너스 매월 지급합니다. 항공권, 숙식 제공입니다. 궁금한 사항 있으면 마음껏 물어보세요."
“이런 말을 믿는 사람이 있다니! 쉽게 믿으니까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는 거야. 쉽게 돈 벌려는 나쁜 새끼들. 이 사람들은 어찌나 잘 도망 다니는지 잘 잡히지도 않아요. ”
지난해 10월 미얀마의 한 불법 사업체에 한국인 25명이 감금된 채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업체에서 풀려난 후에도 미얀마 당국으로부터 범죄 가담 여부를 조사받느라 한 달 가까이 구금됐다 한국에 돌아왔다. 미얀마 현지 조직에 의해 강제로 가담했다 하더라도 불법은 불법이니까 피의자가 되어 조사받고 처벌받는 경우도 있었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던 한국인들의 표정을 F는 떠올렸다.
이와 같은 사건을 몇 차례 접한 정부는 지난달부터 동남아 지역 중 미얀마, 라오스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별도의 허가 없이 이 지역에 머무를 경우 여권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한국에 들어오는 마약류의 70% 이상이 해외로부터 밀반입되는데 그 가운데 상당수가 골든트라이앵글로부터 유통되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알렸다.
(5) 친척 아이의 행방
경찰서에 있는데 F에게 이모의 전화가 왔다. 미얀마에 가다던 이모의 아들 철이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했다. 이모 말로는 좋은 데 취직되었다고 휴가 때 한국 와서 맛있는 것과 선물을 사주겠다던 철이가 미얀마에 도착했다는 연락 후 전화 한 통 되지 않는다고 했다. F는 얼마 전 경찰들을 긴장하게 했던 골든트라이앵글에서의 한국인 감금 및 범죄사건에 철이가 연루된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 아무리 F가 노력해도 행방을 알기 어려웠던 철이가 한 달 후 돌아왔다. 철이의 모습을 본 이모는 까무러치며 쓰러졌다. 연락 안 되던 두 달 사이 철이는 마약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철이의 경우에는 본인이 마약을 투약하고 싶어서 구매한 것이 아니었다. 미얀마 회사에 취업하면 고수익을 준다며 함께 미얀마 자고 했던 친구가 출국하기 전 클럽에 놀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가 모르는 사람이 주는 술을 먹고 처음으로 마약을 경험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중독이 되지 않았지만 그 친구 따라 미얀마 회사에 취업한 첫날 불법 조직의 간부가 폰과 여권을 뺏으면서 마약을 강제로 투여했다. 얼마나 강력한 약이었던지 두 번 마약을 복용했을 뿐인데 철이는 중독이 되었다. 마약은 중독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철이는 이런 행위가 잘못된 줄 알면서도 이를 끊어내지 못하고 그들에게 마약을 달라고 애걸복걸했다. 그 대가는 불법 행위였다.
두 달간 그들이 요구대로 하루 4시간 잠만 자고 내내 보이스피싱 등을 했다. 그래야 그들은 철이에게 마약을 줬다. 중독이 심해져 환각상태가 이어지고, 게거품을 물게 되면서 그들이 요구하는 불법행위를 잘 해결하지 못하자 철이는 버려졌다. 길거리에서 거품 물고 쓰러져있는 철이를 우연히 대학 친구가 미얀마에 관광 왔다가 발견하고 철이 가족에게 연락을 했다. 대사관, 대학 친구 등의 도움을 받아 힘들게 귀국한 철이는 사설 운영 시설에서 24시간 생활하고 있으며 병원으로 약물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그는 약물 중독을 혼자 해결하려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이모와 F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도와주어도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철이 스스로도 단약을 결심한 후 유튜브를 통해 단약 하는 방법 등을 검색했고 상담 등에 성실하게 임했다. 결국 기관의 도움까지 받았지만 한 번 마약에 중독되니 끊기가 어려웠고 점점 더 많은 양과 더 센 약을 투약하고 싶어졌다. 철이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그로부터 한 참의 시간이 흐른 후 기관에서 완쾌판정을 내렸고, 철이는 퇴원해서 이모와 같이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철이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도 죽음의 원인이 자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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