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다르다. 정확히는 공기를 들이마시는 내 마음이 다르다.
여기는 한국이니까.
거의 반년만에 그리움과 설렘을 가득 안고 돌아온 한국은 그대로였다. 너무 오랜만의 고국행이라 내 마음이 어색하거나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한 방울의 다름도 없다니. 나 너무 외곩수인가?ㅎㅎ
개인적인 빡빡한 일정들 사이에서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경험과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다. 그리고 바닷가 시골마을에서 갈곳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바다와 계곡. 수십년을 살았던 곳이지만 해수욕장 물놀이는 머릿속을 뒤지고 뒤져도 기억나지 않는 애미는 아무생각없이 아이들을 바다로 끌고 갔다. 결과는 모래무침이 되어 수영복 빠는게 꽤나 고생을 했다고. 하지만 무한재생 파도풀의 신세계를 맛본 아이들은 내 바람대로 짜릿하고 행복한 추억을 쌓아가고 있었다. 놔두면 하루종일도 있었을 것이다. 계곡도 갔었지만 아이들의 간택은 단연코 바다였다.(계곡을 원했으나...)
그렇게 또 한번 바다로 몸을 던진 날. 약 한시간 반동안 파도풀에 치이며 녹초가 된 나와 다르게 아들은 그날 저녁 경악스런 한마디를 던졌다.
엄마, 오늘은 달리기 안해? 뛰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