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린이 다이어리 7-2
발 측정하고 러닝머신 위에서 걷는 자세를 본다. 속도는 3.5km/h. 조금 걷다 보니 옆에 있던 신발교정사가 러닝머신 모니터로 내 발의 움직임이 실시간 영상으로 띄워준다. 영상을 보면서 러닝머신 가운데 줄을 맞춰 걸으려니 오히려 몸이 기우뚱 거린다. 1분 남짓 지나고 러닝머신에서 내려왔다. 측정 결과는 정상이었다.
내가 걷는 발의 모습을 뒤에서 찍은 동영상을 러닝머신에 화면에 띄워놓고 보면서 설명을 들었다. 걸을 때 외회전도 내회전도 없는 정상적인 걸음걸이였다. 다만 걸을 때 오른쪽 발이 살짝 5도~10도 정도 앞으로 벌어지고 있어, 의식적으로 자세 교정이 필요하다는 것. 걷거나 달릴 때 양 발이 11자 형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눈을 감고 상상해 보자. 달릴 때는 보통 앞발이나 발가락 아래 볼록한 부분이 지면에 가장 먼저 닿으면서 지면을 박차고 나가게 된다. 그런데 오른발이 1자가 아닌 /자로 벌어졌다면, 발이 지면에 닿아 나가는 방향과 내 몸이 나가는 방향은 발이 벌어진 / 각도만큼 어긋나게 된다. 그 벌어진 각도만큼 무릎이나 다른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지만 발의 방향이 1자라면 발이 나가는 방향과 몸의 진행 방향이 동일해 힘의 전달이나 달리는 동작이 훨씬 자연스럽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오른발을 1자로 유지하도록 신경 쓰라는 조언을 받았다.
그 후에 발 압력을 측정했다. 압력 측정판 위에 올라가 서있으면 측정된다. 2~3달 전에 신발 깔창 가게를 우연히 갔다가 왼발 아치가 무너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정상이었다. 다만 뒷발로 누르는 압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니, 허벅지와 골반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사이즈 270cm, 너비 미디엄 D, 중립쿠션화를 추천받았다.
이제 대망의 러닝화 추천 순서! 추천받은 것은 아식스(ASICS) '매직 스피드 3', 호카(HOKA) '링컨 3', 뉴발란스(NB) '모어'였다. 아식스 매직 스피드 3과 호카 링컨 3은 발의 접지가 자연스럽게 되도록 바닥으로부터 앞코가 들려있었다.
옆에서 관심 깊게 지켜보던 여자 친구가 묻는다.
여자친구: 앞 코가 들렸네요. 왜 그런 거예요?
신발교정사: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앞코가 들려있어야 지면에 접지력이 좋고, 접지하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귀찮을 법도 한데, 모든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해 주는 신발교정사.
실제로 3가지 러닝화를 신고 속도 7.3km/h로 러닝머신 위를 달렸다. 처음에는 왼발에는 아식스, 오른발에는 호카를 신고 달렸다. 아식스가 발에 좀 더 맞는 느낌이었지만, 두 신발이 그래도 느낌은 비슷했다. 다만 앞코 부분이 들려있다 보니 지면에 발이 접지될 때 발가락과 발바닥 아치 사이에 발 볼록한 부분이 먼저 지면에 닿는 느낌이 독특했지만, 막상 달려 보니 미드풋 자세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며 발이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
그다음에는 오른발에 뉴발란스를 신었다. 뉴발란스는 바닥 쿠션감이 뛰어났지만 살짝 무거운 감이 있어서, 결국 내심 사고 싶었던 아식스 매직 스피드 3으로 결정했다.
최근 발과 발목에 불편함을 느끼다 보니, 내 발에 잘 맞는 신발이 중요해졌다. 발분석을 통해 추천받아 좀 더 잘 맞을 것 같은 기분이다.
집에 와서 새 신을 꺼내 놓으니, 주말이 기다려진다. 새 러닝화를 신고 호수공원을 달리면 어떤 기분일까?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
러닝머신 위를 걷는 내 걷는 뒷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보고 있다(왼쪽). 발 분석을 하고 구입한 아식스 매직 스피드 3(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