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달리기를 즐겨보자!(3)

런린이 다이어리 13-3

by 견뚜기


수요일은 같은 속도로 30분 이상 뛰는 것이 목표다. 즉, 같은 속도로 더 오랜 시간을 달리는 것이다. 달리기를 시작한 1년 반전에는 9km/h로 달렸고, 지금은 10km/h를 지나 11km/h 속도로 달리고 있다. 최근 11km/h 속도가 편하게 느껴져서 최근에 11.5m/h으로 속도를 올렸다.


일정한 속도로 오래 달리는 관건은 달리는 내내 러닝머신 계기판을 안 보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계기판을 보면 시간이 더 느리게 가고 거리 변화가 너무 길어서 계기판도 의식적으로 안 보고 달린다. 대신 주말마다 뛰는 호수공원 길을 상상하면서 달린다. 속도로 변화를 줄 때는 500m마다 속도를 올려야 해서, 주기적으로 계기판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속도로 꾸준하게 달리는 날은 계기판을 볼 필요가 없다. 그래서 호수공원을 달리는 상상을 한다. 1년 넘게 매주 주말 달린 코스인데도 막상 떠올리려 하면 '이 길이 어땠었지?' 하면서 긴가민가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주말에 이 길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됐던 주말에 호수공원을 달릴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그래도 익숙한 호수공원을 달리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달리는 것이 그냥 달리는 것보단 낫다. 다만, 이미지 트레이닝에서의 거리 변화는 실제 변화보다는 느린 편이다. 예를 들면, 러닝머신으로는 11km/h의 속도로 달리고 있지만, 머릿속에서는 8km/h의 속도로 달릴 때 풍경의 변화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1km 구간을 달렸는데, 실제로는 2~3km를 달린 것을 확인할 때 묘한 성취감이 들기 때문이다. 마치 맛있는 과자를 참았다가 나중에 먹었을 때 기분이랄까? 그렇게 호수공원에서 1km~2km 구간을 떠올리면, 실제로는 러닝머신에서는 4~5km를 달리게 된다.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서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궁금하진 않을까? 시간의 변화는 땀이 나기 시작해서 이미 와 얼굴에 땀이 흐르는 정도를 보면, 몸시계로 대략 측정이 가능하다. 몸에 열기가 오르면 5분~7분, 이마에 땀이 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10분,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하면 20분, 이런 식으로 몸시계가 예측한 시간을 기준으로 달린다. 신기하게도 이 시간이 대략 맞는다.


이렇게 30분 넘게 달리면 약 5.5km~6km를 달릴 수 있다. 최근에는 10km 달리기를 해보기도 한다.


목요일의 변수는 가변적이다. 한때는 기울기가 주요 변수였다. 속도는 8km/h~9km/h. 500m마다 0.3씩 기울기를 올려 30분을 달렸다. 기울기 변수는 기울기가 높아지면서 몸에 걸리는 부하가 높아지고 왠지 금방 지겨워졌다. 속도를 높일 때는 속도감이 있어 달리는 재미가 있었는데, 기울기 변수는 그냥 힘들었다. 내가 아직 기울기의 매력에 대해 모르는 것 같다. 그래도 기울기를 올려놓고 달리다 보니, 실제로 나무가 울창하게 둘러싸인 산길을 달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울기 변수가 재미가 없다 보니 인터벌로 전환했다. 인터벌 달리기는 강약 조절을 해서 달리는 것으로 2분간 5km/h로 걷고, 1~2분간 고속으로 달린다. 나는 처음에 2km를 11km/h 속도로 워밍업으로 달린다. 인터벌 달리기가 전력질주를 해야 해서 2km를 달리며 몸을 달궈놓는다. 그리고 다시 2분간 걸으면서 호흡을 고른다. 그리고 13km/h로 달린다. 1분 넘게 달리다가 다시 걷는다. 그리고 14km/h로 달린다. 그리고 걷다가 15km/h로 달린다. 피트니스에 있는 러닝머신은 최대속도가 16km/h였다.(러닝머신에도 속도 제한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사실 달리는 시간도 걷는 시간과 동일하게 2분을 유지하는 게 목표지만 실제로 속도가 15km/h가 넘어가면 1분 달리기도 힘들다.


휴식일인 월요일과 금요일은 그냥 걷기에는 아쉬워서 6km/h 속도에서 기울기 변화를 줘서, 땀이 날 정도로 걷고 있다. 사실 내가 휴식을 주려는 부위는 발목과 발바닥이다. 그래서 발목과 발바닥에 충격이 덜 가는 걷기로 휴식을 대체하고 있다. 최근에는 500m 간격으로 기울기를 3.0, 6.0, 8.0, 9.0으로 높여가며 30분 걷는다.


이런 식으로 변화를 주다 보면 러닝머신에서의 달리기가 지루할 새가 없다. 매일 새로운 변수를 적용해서 달리니 어제와 오늘이 또 다르다. 그리고 변수의 강도를 높일 때, 내 체력이 향상되었음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예를 들면 속도를 위주로 달리는 것은 9.0km/h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0.3km/h로 시작하고 있다. 최대 속도에서 호흡과 몸이 달릴만해지면 난이도를 높이라는 신호다. 그러면 체력이 좋아졌다는 성취감도 생긴다. 그러니 하루하루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도 늘 새롭고 재미있다.


또한 러닝머신은 실외 달리기와는 확연히 다르게 온전하게 나한테만 집중할 수 있다. 내 자세의 느낌, 호흡, 속도에 대한 반응 등 나의 몸에 좀 더 세밀하게 느낄 수 있다. 실외에서 달리게 되면 아무래도 고르지 않은 길, 풍경, 다른 러너들 등 신경을 분산시킬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보니, 내 몸에 온전하게 집중하기는 러닝머신이 제격이다. 그래서 러닝머신을 달리면서 보폭이나 발의 속도, 상체 기울기 등 다양한 자세 변화도 시험해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어떤 자세가 나에게 더 편한지,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느낌으로 달려야 하는지 직접 해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러닝머신 달리기는 전혀 단조롭지 않다. 오히려 변화무쌍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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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를 통해 측정된 러닝머신 달리기 기록. 왼쪽은 속도에 변화를 주고 달린 날이고 오른쪽은 일정한 속도로 좀 더 오래달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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