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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Jul 07. 2023

싫어하는 걸 해야 할까요?
좋아하는 걸 해야 할까요?

교육의 우선순위

싫어하는 걸 해야 할까요? 좋아하는 걸 해야 할까요?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가정에서 아이를 관찰하다 보면 잘하는 영역이 보입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영역도 보입니다.

잘하는 걸 지원해 줄 때는 아이가 수월하게 잘 따라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싫어하는 걸 지원할 때는 서로 지치고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요즘 부모님들은 어려서부터 싫어하는 걸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좋아하는 거 실컷 하고 많이 노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며 싫어하는 걸 지도하는 것을 접어두지만 마음 한편 찝찝함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싫어하는 건 안 해도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노!"입니다.

싫어하는 걸 안 시켰다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끈기>, <인내>도 함께 약해져 있습니다.

싫어하는 걸 하면서 배워야 할 끈기, 인내, 성취감이 결여되고, 집중력도 호불호에 따라 갈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기억하는 능력이 굉장히 좋은 아이가 실제로 검사 점수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해 보았지, 관심 없는 걸 외우는 걸 해본 적이 없고 관심 없는 걸 주의 깊게 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싫어하는 걸 해야 하는 이유

1. 유아기 때는 전인적인 발달이 필요합니다.

모든 영역은 서로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뜻은 잘하는 한 가지 영역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하게 되기 위해서는 다른 영역의 발달이 뒷받침되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수학을 잘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도형, 논리적 사고, 연산 다 좋습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지 않고 언어적인 상호작용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언어적 사고의 지원도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는 기본 수학능력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긴 문장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수학 문제가 많아지면서 한계를 느끼게 되고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집니다.


2. 지금 싫어하는 건 나중에도 싫습니다.

가끔 부모님들께서 "지금 싫어하지만 나중엔 알아서 잘하겠죠."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대부분 지금 싫어하는 건 나중에도 좋아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학교에 가서 배워야 할 것은 아이가 싫어하는 것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전체 교과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어릴 때 싫어하는 영역을 '싫어하지는 않게' 바꿔놓아야 합니다.

3. 끈기, 인내가 약해집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싫어하는 걸 해야 끈기, 인내가 길러집니다.

좋아하는 것만 한 아이들은 힘든 상황을 참아내는 경험이 적어집니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많아질수록 아이들은 더 시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끈기, 인내를 배우게 됩니다.


4. 주의집중이 약해집니다.

아이의 시선은 늘 좋아하는 것에 꽂혀 있습니다. 싫어하는 건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좋아하는 건 집중해서 잘하지만, 싫어하는 건 점점 더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기 힘듭니다. 

예를 들어 호불호가 강하고 언어 이해능력이 좋으며 표현능력도 좋은 아이에게 다양한 질문을 했을 때, 관심이 있는 분야는 열심히 대답하지만 그렇지 않은 영역은 질문 이해도 어렵고 집중하지 못해 질문과 상관없는 얘기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싫어하는 걸 많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릴 때 싫어하는 걸 하며 배워야 할 태도는 

1. '해보니깐 의외로 재밌네, 나도 할 수 있었네.' 하는 성취감

2. '정말 싫었는데 생각보다 싫은 건 아니네.' 하는 열린 마음입니다.


그래서 싫어하는 과제를 매일 주시돼 조금씩만 경험해 볼 수 있게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아이가 못하겠다고 한다면 힌트를 많이 주셔도 됩니다.

목표는 아이가 이걸 잘하는 게 아니라, '해보니깐 재밌네'이기 때문입니다.

힌트를 주신 것은 다음날 다시 해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이가 싫어하는 걸 도와주는 것은 부모님께서 이끄셔야 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걸 도와주는 것은 부모님께서 따라가는 과정입니다.


싫어하는 건 한번 더 해보자고 권유하며 끌고 가야 하지만,

좋아하는 건 면밀히 관찰하며 조금 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자료, 교구, 책,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적절한 밸런스를 이루며 알맞은 교육하시길 바랍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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