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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지능검사 하다

지능검사 경험기

by lena
얼마 전 7세 남자 쌍둥이 지능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쌍둥이 검사는 얼마 전에도 했고, 예전에도 수차례 검사 경험이 있습니다.

일란성쌍둥이는 지능이 비슷하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검사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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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검사한 7세 쌍둥이는 일란성 쌍둥이고 검사를 진행하며 생김새가 똑같아 구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행동으로 다소 구분할 수 있었던 건, 한 아이는 키가 조금 더 작고 예민했습니다. 보호자와 분리가 어려웠고 분리 시 소리 지르며 울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아이는 키가 조금 더 크고 잘 웃었습니다. 보호자와 분리도 원활하게 이루어졌고 사회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잘 웃으며 저와 있었던 시간이 재밌었고 좋았다고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검사를 진행할 때는 둘 다 지시를 매우 잘 따라주었고 쉬는 시간이 없어도 될 정도로 몰입을 잘하였습니다. 다만 예민했던 아이는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끝까지 해결하려고 하였고 제한 시간이 끝나도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와야 끝낼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잘 웃었던 아이는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끝까지 하려고 노력하는 건 같지만, 제한 시간이 끝나서 제가 넘어갈 것을 권유하면 흔쾌히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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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결과는 예민한 아이가 전반적으로 높았고 지능점수가 10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면

1. 언어능력

언어능력은 상식, 공통성, 이해 라고 하는 소검사로 측정하고 있는데 예민한 아이는 전부 우수한 수준이었고 잘 웃는 아이는 상식이 약하고 나머지는 우수했습니다.

예민한 아이 좀 더 세상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주변에 대한 관심, 호기심이 많습니다. 잘 웃는 아이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보호자께서는 똑같은 책을 읽어주고 똑같은 현상을 알려주셨지만 그 속에서 예민한 아이는 중요한 핵심을 더 빨리 깨우쳤고 실생활에 적용도 해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잘 웃는 아이는 책을 읽는 분위기가 좋고 책의 그림이 예쁘고 함께 번외로 했던 대화가 더 기억에 남았을 수 있습니다.


언어의 결과는 예민한 아이가 우수하게 나왔지만 언어태도는 잘 웃는 아이가 더 우수했습니다. 표현도 유창하고 매끄러웠고 더 빨리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예민한 아이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좋아해 좀 더 시간이 걸렸고, 표현에서도 자신감이 약해 제가 다시 얘기해 줄 것을 요청할 때가 많았습니다.


2. 비언어적 추론능력

비언어적인 추론을 할 때 정확한 걸 좋아하는 예민한 아이는 실수가 별로 없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정답에 가까운 선택을 했고, 정답을 말하기 위해 생각을 깊고 다양하게 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잘 웃는 아이는 다소 선택이 빠르고 실수가 많았습니다. 정답을 말하고 나면 더 이상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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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업기억능력

유아검사에서 작업기억은 시각적으로 단기 기억하는 능력을 측정합니다.

예민한 아이는 정확하게 기억해야 하기에 말로 되뇌며 기억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금방 지쳐 힘들어하며 주의력이 떨어졌습니다.

잘 웃는 아이는 눈으로 훑기만 하고 기억하였으나 정확도가 높았고 기억하는 것을 재밌어하였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예민한 아이는 능력적인 측면에서 제언을 드릴만한 건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그와 관련된 제언을 하였습니다.(과정에 중요한 활동을 할 것, 정답이 중요한 활동을 자주 하지 않을 것, 아이의 표현 장려하기 등 ->제 브런치 다른 회차에 완벽주의적 성향에 관한 글이 있습니다.)

또한 실생활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어 다양한 경험에 노출해 볼 것, 경험에서 발생된 문제가 있다면 아이가 해결법 제시하기, 제시한 방법으로 해결해 보기, 해결한 후 해결이 잘 되었는지, 잘 되지 않았다면 다음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지 얘기해 보는 것들 등을 추천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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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웃는 아이는 생각을 조금 더 깊게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이 주변을 의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에 책을 읽거나 학습 등을 할 때는 보호자가 함께 해줄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혼자 하면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호자께서 해야 할 것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문제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시며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또한 책을 읽었다면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한번 더 읽어주면 좋습니다. 왜냐하면 책의 내용에 관심이 있고 그 내용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호기심이 있다면 기억도 잘 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잊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잘 웃는 아이는 기억력이 약하기보다는 관심이 약해 기억을 못 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을 끌어주시기 어렵다면 반복학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검사는 같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격으로 인해 어떻게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 잘 보인 사례인 것 같아서 글로 남겨봅니다.

각 성격은 다 장단점이 있기에 장점을 잘 살려서 훌륭한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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