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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Sep 21. 2023

쌍둥이 지능검사 하다

지능검사 경험기

얼마 전 7세 남자 쌍둥이 지능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쌍둥이 검사는 얼마 전에도 했고, 예전에도 수차례 검사 경험이 있습니다.

일란성쌍둥이는 지능이 비슷하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검사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검사한 7세 쌍둥이는 일란성 쌍둥이고 검사를 진행하며 생김새가 똑같아 구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행동으로 다소 구분할 수 있었던 건, 한 아이는 키가 조금 더 작고 예민했습니다. 보호자와 분리가 어려웠고 분리 시 소리 지르며 울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아이는 키가 조금 더 크고 잘 웃었습니다. 보호자와 분리도 원활하게 이루어졌고 사회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잘 웃으며 저와 있었던 시간이 재밌었고 좋았다고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검사를 진행할 때는 둘 다 지시를 매우 잘 따라주었고 쉬는 시간이 없어도 될 정도로 몰입을 잘하였습니다. 다만 예민했던 아이는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끝까지 해결하려고 하였고 제한 시간이 끝나도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와야 끝낼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잘 웃었던 아이는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끝까지 하려고 노력하는 건 같지만, 제한 시간이 끝나서 제가 넘어갈 것을 권유하면 흔쾌히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검사결과는 예민한 아이가 전반적으로 높았고 지능점수가 10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면

1. 언어능력

언어능력은 상식, 공통성, 이해 라고 하는 소검사로 측정하고 있는데 예민한 아이는 전부 우수한 수준이었고 잘 웃는 아이는 상식이 약하고 나머지는 우수했습니다.

예민한 아이 좀 더 세상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주변에 대한 관심, 호기심이 많습니다. 잘 웃는 아이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보호자께서는 똑같은 책을 읽어주고 똑같은 현상을 알려주셨지만 그 속에서 예민한 아이는 중요한 핵심을 더 빨리 깨우쳤고 실생활에 적용도 해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잘 웃는 아이는 책을 읽는 분위기가 좋고 책의 그림이 예쁘고 함께 번외로 했던 대화가 더 기억에 남았을 수 있습니다. 


언어의 결과는 예민한 아이가 우수하게 나왔지만 언어태도는 잘 웃는 아이가 더 우수했습니다. 표현도 유창하고 매끄러웠고 더 빨리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예민한 아이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좋아해 좀 더 시간이 걸렸고, 표현에서도 자신감이 약해 제가 다시 얘기해 줄 것을 요청할 때가 많았습니다.


2. 비언어적 추론능력

비언어적인 추론을 할 때 정확한 걸 좋아하는 예민한 아이는 실수가 별로 없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정답에 가까운 선택을 했고, 정답을 말하기 위해 생각을 깊고 다양하게 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잘 웃는 아이는 다소 선택이 빠르고 실수가 많았습니다. 정답을 말하고 나면 더 이상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3. 작업기억능력

유아검사에서 작업기억은 시각적으로 단기 기억하는 능력을 측정합니다.

예민한 아이는 정확하게 기억해야 하기에 말로 되뇌며 기억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금방 지쳐 힘들어하며 주의력이 떨어졌습니다.

잘 웃는 아이는 눈으로 훑기만 하고 기억하였으나 정확도가 높았고 기억하는 것을 재밌어하였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예민한 아이는 능력적인 측면에서 제언을 드릴만한 건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그와 관련된 제언을 하였습니다.(과정에 중요한 활동을 할 것, 정답이 중요한 활동을 자주 하지 않을 것, 아이의 표현 장려하기 등 ->제 브런치 다른 회차에 완벽주의적 성향에 관한 글이 있습니다.)

또한 실생활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어 다양한 경험에 노출해 볼 것, 경험에서 발생된 문제가 있다면 아이가 해결법 제시하기, 제시한 방법으로 해결해 보기, 해결한 후 해결이 잘 되었는지, 잘 되지 않았다면 다음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지 얘기해 보는 것들 등을 추천드렸습니다.

잘 웃는 아이는 생각을 조금 더 깊게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이 주변을 의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에 책을 읽거나 학습 등을 할 때는 보호자가 함께 해줄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혼자 하면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호자께서 해야 할 것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문제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시며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또한 책을 읽었다면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한번 더 읽어주면 좋습니다. 왜냐하면 책의 내용에 관심이 있고 그 내용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호기심이 있다면 기억도 잘 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잊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잘 웃는 아이는 기억력이 약하기보다는 관심이 약해 기억을 못 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을 끌어주시기 어렵다면 반복학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검사는 같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격으로 인해 어떻게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 잘 보인 사례인 것 같아서 글로 남겨봅니다. 

각 성격은 다 장단점이 있기에 장점을 잘 살려서 훌륭한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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