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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조그만 줄만 알았던 위대한 성공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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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서비신 Feb 28. 2021

어쩌면 내 인생에서의 가장 큰 성공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성공

심실 중격 결손증이라는 병이 있다.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의 벽에 구멍이 있는 병이다. 쉽게 말해 심장에 구멍이 있는 병이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 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갓난아기 때의 나는 아파도 너무 자주 아팠다. 아파서 병원을 자주 갔었고 새벽에 잠을 자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날도 많았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이런 나를 보시고 성당에서 제발 나를 살려달라고 울면서 기도를 하시는 날도 많았다고 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완치 판정을 받은 2015년까지의 나는 건강으로 보았을 때 정말 힘든 시절을 보냈었다.

초등학교 때의 나는 왜소한 체구, 허약한 체질 그 자체였다. 또래에 비해 키도 작았지만 몸무게도 적게 나가 굉장히 마른 체구였다. 점점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픈 날도 굉장히 많았다. 자주 아팠지만 어릴 적의 나는 뛰어 노는 것을 좋아했다. 축구 같은 공을 가지고 하는 운동은 다 좋아해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매일 운동장에서 뛰어 놀았고 초등학교 6학년 때에는 학급 대표로 운동회 때 계주를 뛰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때 이렇게 뛰어다닌 것이 병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심장병이 있다고 운동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면 체력은 더 떨어졌을 것이고 더 허약한 체질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다니던 병원은 부산에 있는 한 어린이병원이었다. 처음 심장병을 판정받았을 때 교수님께서는 수술이 아닌 자연치료를 부모님께 권유하셨다. 유명하신 교수님이셨기에 부모님은 교수님을 믿어보기로 하셨고 나는 별다른 수술과 약물 치료 없이 살아가게 되었다. 점점 커가면서 병을 낫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보다는 나의 의지가 중요했다. 수술과 약물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병을 이겨낼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 허약한 체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했으며 어머니께서 비싼 돈을 들여 지어주신 보약도 꾸준히 먹었다.

나의 노력이 가장 중요했지만 당연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중요했다. 부모님께서는 나의 면역력을 위해 비싼 돈을 들여 보약을 지어주시고 부족하지 않게 나의 건강을 위해 지원해주셨다. 동생은 몸이 좀 약한 형인 나를 위해 사소한 것이라도 양보해주었고 친구들의 존재는 내가 학교생활 내내 쾌활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런 나의 노력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은 나의 건강에 중요하면서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렇게 계속 노력을 하며 매년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으러 다녔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 때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교수님께 듣게 되었다. 교수님께서는 구멍이 거의 다 막혔으니 수능이 끝나고 오면 된다고 하셨다. 교수님께서는 이제 거의 다 나았으니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를 하라고 하셨다. 나는 이런 교수님의 응원에 힘입어 건강에 대해 큰 걱정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였다. 물론 체력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리고 2015년 12월 21일. 수능이 끝나고 나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검사를 받았다. 검사가 끝난 후 교수님께서 하신 한 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정섭아, 군대 가도 되겠다!”

완치라는 뜻이었다. 군대를 무리없이 갈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는 뜻이었다. 구멍은 완전히 막혔고 심장소리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 없이 정상적으로 들렸다.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 나의 노력, 그리고 가족들의 노력이 빛을 바랜 순간이었다. 20년간의 내가 가진 병과의 싸움 끝에 나는 승리했고 건강한 나라는 큰 선물을 보상으로 받게 되었다.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으며 어렵게 얻는 건강함을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이 싸움의 승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내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내가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게 해준 것이었다. 이 병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이 글을 쓰지 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 이 병을 극복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앞에 나왔던 나의 조그만 성공들과 마주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승리는 나에게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주었고 이 승리 덕분에 나는 이런 기회와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다. 내가 건강해질 수 있게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던 나 자신에게 항상 감사하며 살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의 노력 끝에 심장병을 이겨낸 것은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고 지금의 나를 있게 결코 조그맣지 않은 커다란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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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줄만 알았던 위대한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