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동안 벌써 세 번을 익사할 뻔했다. 또 다른 세상의 나는 잠수부나 해녀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병명은 공황장애. 6개월, 1년이라고 했던 것이 벌써 꼬박 6년 차가 되어간다.
가장 힘든 건 몸과 마음 모두를 매 순간 살펴야 하며, 둘의 합은 자주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때마다 내 육신은 너덜너덜해져서 꼭 한바탕 울고 쓰러지듯 잠에 든다. 처음엔 원망스러워서였다가도 무서워서 계속 울게 되는 것. 이 고통은 몇 번을 겪어도 적응이 안 된다. 늘 심해에서 길게 엉킨 해초에 발목이 걸려버린 날 상상한다. 심장은 살겠다고 뛰는데, 결국엔 서서히 멈춰갈 때… 하루에도 잔잔한 뭍을 여러 번 만나고, 가끔은 아주 깊은 심해로 빠진다.
다만 나아진 게 있다면, 혹시나 곁을 떠돌고 있을 나의 구조사들을 위하는 마음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나만의 고통인가? 숨 쉬지 못하는 고통은 나만의 것이지만, 마치 자신이 물에 빠진 것처럼 마음 아파하는 존재도 세상에는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하면 마냥 물장구도 없이 서서히 죽기를 택하진 않게 된다. 싫어하는 운동도 깨작깨작 시작해 보고, 약도 챙겨 먹고, 혹시 발목이 걸리면 필사적으로 헤엄을 치고. 그런 것들. 빠진 나를 구원하는 건 결국 사람이니까.
여전히 삶은 아가미 없는 인어의 탈출기이지만, 언젠가 아무 걱정 없이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인간이 되어 막을 내리길 오늘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