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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9. 2024
'자살 예방' 강의 때 만난, 중년 여성의 눈물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올해로 벌써 5년째 ‘자살 예방 전문 강사’로 겸직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경우 겸업 금지와 관련해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가 금지됩니다. 본직의 업무상 독립성이나 공정성이 훼손되거나 사익을 추구할 소지가 있으므로 그렇습니다.
허가 기준에도 겸직 허가 대상인 업무가 담당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만 허가됩니다. 공무원의 직무 능률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경우나 공무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제외됩니다.
저는 '청소년 대상 범죄 예방'과 일반 사업장의 법정 교육인 ‘자살 예방’에 대한 교육과 강의, 블로그 운영에 대한 겸직을 허가받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자살 예방에 대한 외부 강의는 많지 않았습니다. 제 강의 실력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쉽게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경찰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습니다. 그러다 가끔 청소년 쉼터나 중, 고등학교 등에서 범죄 예방이나 자살 예방에 대한 강의 요청이 점점 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부터는 구청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 주관 관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요청이 꽤 많습니다. 그래도 업무 시간에는 갈 수 없어서 휴일이나 꼭 가야 할 때는 휴무를 쓰고 가고 있습니다. 한 달에 서너 번 이상은 갈 수 없습니다.
[지난 글] : 경찰관인 내가 자살 예방 강사가 된 까닭?
지난달에도 구청 주관 강의를 두 번 다녀왔습니다. 그중 한 곳은 관악구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주관한 강의였습니다.
관내 주부들 가운데 갱년기나 우울증 치료를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 중 일부로 자살 예방 교육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인원은 많지 않았습니다.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12명이었습니다. 그리고 50대에서 70대까지 나이가 다양한 여성들이었습니다.
강의실에 들어섰을 때 공기는 따뜻했습니다. 그 전 시간에 아로마를 활용한 취미를 위한 교육이 끝난 뒤라 향기도 좋았습니다. 제가 강의를 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강의를 시작한 지 10여 분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나 힘들어 좀 도와줘’라고 손을 내밀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실제로 통계를 봐도 그렇습니다. 자살한 사람의 주변인을 대상으로 심리부검 결과 79%는 알지 못했고 단지, 21%만이 알았다는 겁니다”
제 말이 끝나고 한쪽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강의를 멈추고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습니다. 60대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이미 눈은 붉어져 있었고, 볼을 따라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냐고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강의가 끝났습니다. 제가 물건을 정리하고 있을 때 눈물을 흘렸던 중년의 여성분이 조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지난 9월 중순 관악구청 정신건강복지센터 주관 강의때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