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나 Apr 27. 2021

"80점짜리인생이라도 괜찮아"

한동안 글이 써지지 않았다. 왜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제는 내가 글로 써 내려가고픈 상처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많이 울기도 했지만, 내 삶 이곳저곳을 뒤져보며 나 자신을 잘 다독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쓰며 뾰족했던 나의 삶이 다듬어지고 정리되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내 글에 공감해 주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사람들이 있어 참 감사했다.

돌아보니 삶의 구석구석 참 많은 은인들이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 나를 붙들어주던 사람들 모두 내 삶의 은인들이다 


살아갈수록 삶에 의연해진다라기보다 이미 한번 겪어봤던 일에 대해서는 덜 당황하게 되지 않나 싶다.

지금도 상처는 똑같이 받는다. 단지 실수를 반복하며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갈 뿐 아픔의 크기는 언제나 같았다. 나는 내가 더 의연해질 줄 알았지만, 나는 항상 같았고 삶은 늘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내 인생은 100점이 될 수 없었다. 늘 최선을 다해도 뭔가 마음에 부족함이 느껴졌다.

그 결핍은 내가 삶을 살아오는데 가장 큰 에너지가 되었고, 나는 이제 이 결핍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평생 내가 안고 가야 할 아픔이지만, 이 상처가 이제는 내게 훈장처럼 남아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나의 아버지도,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어머니도 여전히 나의 부모이고, 상황은 똑같고 모든 게 그대로지만 나는 변했고 성장과 성숙을 반복했다. 


지나간 인연들에 후회하고 아파하기보다는 감사하고, 그 사람과 나의 관계를 잘 정리해서 내 가슴속 예쁜 상자에 잘 담아 놓으려 한다. 이제는 버텨온 시간이 아니라 살아낸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나는 그저 지금 해온 것처럼, 내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대단하지는 않아도, 잘 살아온 나 자신을 칭찬하며 글을 마무리해 본다.


"내 인생은 80점이다.

 80점 만점에 80점"

이전 13화 친구는 짐, 삶은 죽어가는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