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에 대해 논하다
엄격하다
어원: 엄격 (한자 嚴格) + 하다
1. 말, 태도, 규칙 따위가 매우 엄하고 철저하다.
엄격한 규율.
엄격한 심사.
엄격한 잣대를 드리우는 사람을 보통 싫어한다.
반대로,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을 보며 존경을 보낸다.
자신에게 엄격하지 못해서
나는 엄격하지 못한 말랑말랑한 사람이었다.
엄격하지 못하니 사소한 잘못들에 하나씩 그럴싸한 이유를 붙인다.
'순간의 실수였을 뿐이야.'
결국 후회의 파도가 밀려 들 정도로 많은 것을 잃는다.
휘둘리는 나 자신을 보면서 오롯이 나의 선택이 많은 일을 망쳤음을 안다. 뒤늦은 후회다.
엄격하지 못한 자의 말로는 말 그대로 처참하다.
'나에게 엄격함에 의심조차도 품지 마라.'
이마저도 뒤늦은 깨달음이다.
해야 할 행동,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행동.
엄격함이란, 한 사람의 '관점'에 따른 태도(attitude)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먼저이고 이어서 행동이 뒤따른다. 곧, 엄격함이란 세상을 보는 기준이 되는 '렌즈'다.
나의 행동이 과연 기준에 맞는 행동이었는지.
나의 행동이 기준을 벗어난, 기행동인지.
각자의 행동이 꽃필 수 있는 환경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조각조각난 사회마다 기준이 있다. 이러한 기준을 벗어난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한다. 보는 사람은 선형적이고 연속적인 것들을 좋아하니까.
공사장에서는 안전을 기준으로 삼고, 식당에서는 위생을 기준으로 삼는다.
내가 식당에서 일한 경험으로 공사장에서 위생을 신경 쓴다면, 해야 할 행동이 아닌 기행동을 일삼는,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사람으로 비친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엄격해지자.
내가 어느 사회에 속해있는지 알자. 그 사회는 어떤 기준과 규범을 요구하는지를 파악하는 눈이 필요하고, 규범에 맞춰 따르는 행동도 배우자.
관찰과 기록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못하는 것이 있다.
무한한 기억력.
지루한 관찰 일지,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기록하는 것만이 스스로를 더 나은 곳을 이끌 수 있다.
실수는 감추고, 처음부터 없던 일로 하고 싶은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처참한 나 자신을 마주 보기 두렵다.
기록은 노트에 쓰인 글자고, 또 하나의 관찰 일지에 불과하다. 내 행동을 머릿속으로, 마음으로 돌아보면 감정이 요동친다. 그러나 기록물은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다. 그것이 올바른 기록이든, 틀린 기록이든 신경 쓰지 않는다.
엄격한 나는, 관찰과 기록을 한다.
내가 사회를 관찰하고 기록했다면, 이제 나 자신을 향해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 요구된다.
내가 판단한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과 규범에 맞게 행동하는지 점검하기 위함이다.
엄격하게 지켜야 할 나의 행동 규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