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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벌써 15권(3/15)
"빌리고 싶은 표현이 많은 책."
개그 유튜버 빠더너스 문상훈의 책이다.
교보문고를 어슬렁거리다 '이런 책도 있나..?' 했었는데, 웬걸.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
공감각적 표현이 생생하게 나에게 그려진다.
그의 글은 멋있다.
나는 아마도, 하나하나 글자를 고르는 깊이 있는 시간을 부러워했던 것 같다.
시간 없이는 나올 수 없는 표현을 마주하고 필사하면서 느꼈던 나의 감정이다.
그동안 내가 골라낸 글자들은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단어의 기록에 가까웠다.
아마도 글자를 대하는 태도를 빌리고 싶었던 듯싶다.
그는 솔직했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그의 태도가 거슬렸다.
그래 서였을 것이다. 나는 그와 글자로 대화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을 마주했다.
문상훈의 산문집은 문상훈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나는 낮은 자세로 세상을 대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당신 덕분에, 부족한 감성력을 채울 수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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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31
단숨에 써 내려가는 독후감이 아닌, 초안을 써놓고 며칠 뒤 다시 들여다보는 시도를 해보았다.
생각도, 표현도 조금 더 달라질 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문상훈이 보여 준 글에 대한 태도를 조금이나마 닮아보고 싶어서 그랬다.
그렇게 조금씩 나에게 없는 부분을, 배워가며 살고 싶으니까.